해운업계가 불황의 터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안정적인 실적과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일부 소형 해운사들이 주목받고 있다.

안정적인 실적과 액화천연가스(LNG) 전용선 입찰이 기대되는 대한해운KSS해운이 주인공이다. 한진해운과 현대상선 등 재무구조 부실과 실적 악화에 휩싸인 대형 해운주들과는 대조적인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한해운은 안정적인 사업 구조가 투자 매력으로 꼽힌다.

지난 1분기 기준 매출 비중은 전용선이 93%, 부정기선이 7% 수준이었다. 과거 재무 부실 위기를 겪었던 대한해운은 회생절차를 거치며 전용선 사업 비중을 대폭 늘렸다. 전용선 사업은 화물이 확보된 상태에서 용선이나 발주를 하기 때문에 안정적이란 평가다.

김민지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과거 대한해운은 벌크선을 포함한 부정기선 비중이 높아 실적이 벌크선 운임지수(BDI)에 따라 크게 오르내렸다”며 “현재는 전용선 사업 비중을 늘려 안정적인 사업 포트폴리오를 보유해 예전과 달라졌다”고 분석했다.

증권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대한해운의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시장 전망치는 전분기 대비 2.5%와 2.8% 증가한 1322억원과 252억원이었다. 환율 하락 영향으로 전년 동기보다는 실적이 감소하지만 안정적인 수익은 유지될 것이란 분석이다.

오는 8~10월 예정인 한국가스공사의 액화천연가스(LNG) 전용선 입찰에서도 기대가 높다. 업계는 벌크 화물 운송이 주요 사업이고 LNG전용선 운영 경험이 있는 대한해운이 유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김 연구원은 “이번 입찰건은 안정적인 수익성이 보장되고 계약 기간도 길기 때문에 수주에 성공하면 실적과 주가흐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했다.

KSS해운은 LPG운반선 시장 호황에 수혜를 얻고 있다. LPG운반선은 미국의 LPG 수출 물량 증가로 공급이 부족한 상태다. 지난 4월엔 비수기에도 LPG운반선 운임이 급등했다.

KSS해운의 지난 1분기 실적은 LPG운반선 시장 호황에 힘입어 호조를 나타냈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1.6%와 87% 증가한 336억6000만원과 57억원을 기록했다.

2분기 실적 전망도 긍정적이다.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KSS해운의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시장전망치는 전년 동기보다 11.48%와 20% 증가한 340억원과 60억원이다.

하준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KSS해운의 LPG운반선 중 2척이 올해 말과 내년 초 재계약을 앞두고 있다”며 “운임 강세가 이어진다면 유리한 조건으로 재계약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 3분기는 성수기인 만큼 LPG운반선 운임이 강세를 나타낼 것으로 봤다.

KSS해운 역시 한국가스공사의 LNG전용선 입찰을 추진하고 있다. KSS해운은 이번 입찰을 기회삼아 신성장 동력으로 LNG전용선 시장에 뛰어든다는 계획이다.

하 연구원 “KSS해운이 입찰에 성공하게 되면 안정적인 LNG전용선 시장에 진출함으로써 성장의 발판을 마련하게 될 것”이라며 “안정적인 실적이 보장되는 전용선 사업의 특성상 2017년부터 발생할 실적 성장이 입찰 성공 즉시 주가에 반영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경닷컴 박희진 기자 hotimpac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