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내내 강세를 보이던 코스닥지수가 최근 심상치않다. 지난 20일까지 사흘 연속 하락해 540선에 턱걸이했다. 낙폭도 1~2%로 컸다.

21일 코스닥지수는 나흘 만에 반등했지만 시장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상장기업 실적에 대한 눈높이가 낮아지면 지수가 추가 하락할 수 있다는 관측에서다. 지난해처럼 5월 이후 하락 기조가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증권 전문가들은 "코스닥 비중은 점차 줄이고, 대형주 비중을 늘려야 할 때"라고 조언했다.

이날 오전 11시6분 현재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3.62포인트(0.67%) 오른 546.58을 나타내고 있다. 코스닥 시장에선 외국인만 나홀로 136억 원 순매수 중이다.

이날 '수상한 코스닥'이란 제목의 분석 보고서를 낸 한범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코스닥 투자심리 추가 위축에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코스닥 시장에서 차익 실현 욕구가 여전히 커 보이기 때문에 큰 틀에선 대형주 쪽으로 시각을 돌릴 것을 권했다.

한 연구원은 "지금처럼 심상찮은 분위기에선 무조건 매도에 동참하기 보다는 주가가 반등할 때 비중을 줄이는 쪽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기관 투자자들의 공격적인 매도와 대기업들의 투자 지연 우려도 부담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전날 포스코도 무리한 투자를 하지 않겠다고 밝혔고 삼성그룹도 지배구조상 불확실성이 커져 투자 일정을 가늠할 수 없다"며 "이같은 상황에서 타격을 받는 것은 중소기업"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코스닥이 반등에 나서더라도 최근 코스피가 보여준 상승세에는 미치지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변준호 BS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코스닥 시장의 1분기 실적 분위기가 유가증권시장보다 더 부진하다"며 주로 실적을 크게 하회하는 종목은 정보기술(IT) 부품업체들이었다고 밝혔다.

1분기 실적을 발표한 코스닥 종목 중 시장 추정치와 비교 가능한 60개 종목을 비교해 본 결과 이들의 영업이익은 2941억 원으로 예상치 대비 33.5% 낮았다. 순이익도 유사한 수준으로 예상치를 크게 하회 중이라는 분석이다. 예상치를 웃돈 기업은 60개 종목 가운데 18개 종목에 그쳤다.

변 연구원은 "코스닥 시장은 추가 하락 위험에 노출돼 있다"며 "회복이 될 때까지는 대형주에 주목할 것"을 권했다.

한경닷컴 이지현 기자 edi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