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중소기업이 코스닥시장에 입성하면 임직원들은 ‘돈방석’에 앉았다. 코스닥 상장 후 주가가 오르면서 기업공개(IPO) 때 배정받은 우리사주로 ‘대박’을 터뜨리는 사례가 많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코스닥 우리사주 대박’도 이제 옛말이 됐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010~2012년 코스닥시장에 기업공개를 한 156개사 중 101개사(64.7%)의 주가가 공모가를 밑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스닥시장에 상장된 지 1년이 지나 우리사주 보호예수가 끝난 기업 10개 중 6~7개 업체의 직원들이 우리사주로 손실을 내고 있는 셈이다. 우리사주 보호예수가 끝나는 상장 1년 후 시점을 분석한 결과 156개사 중 92개사(58.9%)의 주가가 공모가보다 떨어졌다. 상장 당일에는 35개사(22.4%)만 공모가보다 낮았다. 우리사주를 팔 수 있는 시점이 다가올수록 주가가 크게 떨어졌다는 얘기다.

공모가의 반토막 수준까지 떨어진 기업들도 적지 않다. 2011년 4월 상장된 티케이케미칼 주가는 공모가 대비 63.3%나 떨어졌다. 티케이케미칼 직원들은 공모 당시 26억원 규모의 우리사주를 받았다. 나이벡 엘비세미콘 우리로광통신 유니드코리아 등도 공모가보다 50~70% 폭락했다.

올해 입성한 IPO 기업들도 우리사주 손실이 우려되긴 마찬가지다. 올해 코스닥시장에 상장된 33개사 중 상장 당일 시초가가 공모가를 밑돈 곳은 5개(15.2%)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15개사(45.5%)로 불어났다. 올해 3월 입성한 반도체 후공정 업체 윈팩의 주가는 상장 10개월 만에 공모가보다 40% 넘게 떨어졌다. 윈팩 직원들은 상장 당시 전체 공모주식의 15%(15억원)를 떠안았다. 코스닥 상장사 직원들은 상장 첫날 수익을 확정지을 수 있는 일반공모 투자자와 달리 우리사주를 상장 1년 후에야 팔 수 있다는 점에서 “역차별 아니냐”는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조진형/심은지 기자 u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