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에도 '우등생' 있다…증시 등락과 상관없이 연 평균 수익률 10% 넘어
시황에 관계없이 지난 5년간 우상향 곡선을 그리면서 전체 펀드 내 상위권에서 벗어나지 않고 있는 장기 우등생펀드가 있다. 이들은 박스권 증시와 상관없이 일관된 운용철학을 기반으로 매년 연평균 10%가 넘는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우등생펀드는 815개 중 11개뿐

6일 펀드평가업체 에프앤가이드(수익률은 2일 기준)에 따르면 △연초 이후 수익률 △1년 수익률 △3년 수익률 △5년 수익률이 모두 전체 국내 주식형펀드의 상위 20% 안에 있는 우등생펀드(설정액 10억원 이상)는 815개 펀드 중 단 11개뿐이었다. 전체 1.3%에 해당한다.

펀드 유형별로는 4개가 저평가 주식을 골라 장기투자하는 가치주펀드, 3개는 안정적 배당 수익을 근간으로 고배당주 위주로 골라 담는 배당주펀드, 나머지 3개는 향후 미래 성장성이 높은 중소형주를 포트폴리오로 구성한 중소형주펀드다.

이 중 ‘신영마라톤A’는 2002년 설정된 펀드로 11개 중 운용 역사가 가장 오래됐다. △연초 이후 11.94% △1년 16.42% △3년 27.34% △5년 73.32%의 ‘쏠쏠한’ 수익률을 기록했다. 설정 초기부터 지금까지 운용을 총괄해온 허남권 신영자산운용 전무는 “자산주, 고배당주 등을 남들이 보지 않는 때 사 평균 3년가량 보유하는 저위험ㆍ중수익 펀드”라고 말했다. 신영자산운용의 또 다른 펀드인 ‘신영밸류고배당C’ 역시 올 들어 수익률(17.46%) 고공행진을 펼치는 것은 물론 5년간 연평균 17%가량 수익을 올렸다. 이에 따라 최근 환매 열풍에서도 자금을 꾸준히 끌어모으면서 주목받고 있다.

‘한국밸류10년투자1C’도 올 들어 16.90%의 수익률을 낸 것은 물론 5년간 평균 수익이 17%인 우등생 펀드다. 설정액이 9645억원으로 11개 중 가장 덩치가 크다.

○우등생펀드 “지수대는 수익률과 무관”

이들 펀드 대부분은 시황을 보지 않고, 차별화된 운용철학을 기반으로 종목을 골라 투자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지수가 상승할 때 수익을 내는 것은 물론 빠질 때도 적게 빠지면서 상대적으로 변동폭이 작은 수익률로 장기간 상위를 지키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신영자산운용의 허 전무는 “중장기적으로 연복리 10% 수준의 수익을 목표로 운용되는데 앞으로 지수가 횡보해도 현재 종목 간 수익률 양극화가 심해 차별화된 종목 선별로 안정적 수익을 낼 수 있다”며 “다만 상승장에서 수익률이 시장에 못 미칠 수는 있어 상대적으로 저위험ㆍ중수익 상품을 선호하는 투자자들에게 적합하다”고 말했다.

연초 이후 수익률이 6.55%인 ‘ING중국내수수혜국내증권자1A’는 5년 평균 20%넘는 수익을 내고 있다. ING자산운용의 진영순 이사는 “2005년 설정 당시 코어성장주펀드로 운용, 높은 성과를 내오다가 지난해 중국내수소비 성장 수혜주 펀드로 콘셉트를 바꾸는 리레이팅(재평가)작업을 했다”며 “장기운용을 목표로 시황에 관계없이 중국 진출을 통해 수익을 내고 있거나 향후 진출 가능성이 높은 기업을 선별해 투자한다”고 설명했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