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국 중 원화강세 두드러져…"1100원선 전후 등락 보일 것"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값이 4개월 만에 1100원 위로 치솟았다.

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화값은 전날보다 2원60전 오른(환율은 하락) 1097원90전에 마감했다. 최근 이틀 만에 12원 이상 오른 것으로, 원화값이 1100원을 뚫은 것은 지난 5월9일(1091원) 이후 4개월 만에 처음이다. 외국인들이 주식을 매수하기 위해 달러를 내다판 데다 조선업체의 선박 수주에 따른 달러가 시장에 나오면서 원화가치를 밀어올렸다.

원화는 다른 신흥 국가들의 통화와 비교해도 강세가 두드러진다.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문제가 불거지기 직전인 4월 말 이후 주요 20개국(G20) 내 10개 신흥국 통화가치를 비교하면 확연하다. 이 기간 원화가치는 0.1% 올라 중국 위안화(0.8%) 다음으로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인도 루피화(18.5%), 브라질 헤알화(15.8%) 등 달러 대비 통화가치가 급락한 8개 신흥국과는 대조적이다.

정영식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경상수지 흑자와 사상 최대 외환보유액 등 한국의 우수한 펀더멘털(기초체력)에다 최근 수급까지 원화가치를 끌어올리는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원화가치는 앞으로 더 오를 수 있지만 달러당 1100원 선을 전후로 등락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유환종 국민은행 파생외환운용팀장은 “오는 6일 발표되는 미국 고용지표에 따라 양적완화 축소 정책의 큰 흐름이 잡힐 것”이라며“미국고용지표가 호조를 보일 경우 양적완화 축소 우려가 커지면서 원화가치는 다시 하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