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기 효과'가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2분기 어닝 시즌을 열은 삼성전자(52,200 -0.57%)가 5일 개장 시작 전 김을 뺀 탓이다. 삼성전자가 낮아진 눈높이에 미달하는 2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하면서 코스피지수 발목을 잡고 있다.

5일 증권업계에선 삼성전자의 예상에 못 미친 실적이 증시의 추가 상승 여력을 제한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일부 정보기술(IT) 주의 실적 전망치 추가 하향 조정도 점쳐진다.

이날 오전 11시15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1.31포인트(0.07%) 오른 1840.45를 기록했다.

전날 유럽 주요 증시가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의 발언에 힘입어 급등했다. 장 시작 전 삼성전자가 낮아진 시장 눈높이에 못 미치는 2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해 코스피지수는 소폭 상승세로 장을 시작했다. 기관이 전기전자 업종을 중심으로 매물을 내놓으면서 하락 반전하는 등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2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 잠정치가 9조500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7.06% 증가했다고 밝혔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 기준 국내 증권사의 삼성전자 2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가 10조1594억 원임을 감안하면 잠정치는 시장 예상에 6% 가량 밑돈 것. 스마트폰 부문 실적 악화가 주 요인으로 풀이된다.

시장 전문가들은 기대에 못 미친 실적 여파로 삼성전자의 증시 주도력이 약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시총 비중이 큰 삼성전자 주가가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가면서 코스피지수도 추가 상승에 제약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최성제 SK증권 연구위원은 "당분간 삼성전자 주가가 횡보할 것" 이라며 "세부사업별 실적 발표 이후 방향성을 탐색하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류용석 현대증권 투자컨설팅센터 시장분석팀장은 "삼성전자의 잠정 실적 예상치 하회가 증시 상승폭을 일부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면서도 "실적 우려가 주가에 선반영되며 주가가 미리 하락한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2분기 어닝시즌을 받쳐줄 것으로 기대했던 전차(정보기술, 자동차)군단 중 IT 관련 기업의 실적 컨센서스가 하향, 모멘텀이 다소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통상 실적 발표 시기가 다가오면서 상장사들의 실적 전망치가 하향 조정되기 때문에 휴대폰 등 유사업종 기업의 실적 전망치도 낮춰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지기호 LIG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오는 25일 삼성전자 확정실적 발표 때까지 삼성전자 주가가 실적 부진을 반영해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갈 전망" 이라며 "2분기 어닝시즌과 관련해 IT주에 대한 실적 전망치 추가 하향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곽현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 잠정치가 시장의 낮아진 눈높이이자 심리적 방어 수준인 10조원을 밑돌았다" 며 "삼성전자 사업부가 휴대폰과 디스플레이 등 다양한 정보기술(IT) 산업으로 구성된 만큼 일부 관련주 실적에 우려가 반영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시장 관심은 자동차주로 넘어가는 분위기다. 이미 기대치가 낮아진 화학 등 일부 소재 업종 기업의 경우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낼 가능성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현대차와 기아차(43,200 +0.93%)의 2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각각 2조3382억 원, 9777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직전 분기 대비 25.14%, 38.85%씩 늘어난 규모이나 전년 동기보다 7.81%, 20.60%씩 감소한 수치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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