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달러 환율이 100엔 선을 돌파하면서 국내 자동차·부품주들이 동반 하락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일본 기업과 경쟁하는 국내 자동차 업체의 가격 경쟁력 우려에 따라 투자심리가 위축된 것으로 풀이된다.

10일 오전 10시30분 현재 현대차는 전날보다 3500원(1.81%) 하락한 19만 원에 거래되고 있다. 기아차는 1700원(3.34%) 떨어진 5만2200원으로 추락했다.

현대모비스(2.12%), 현대위아(2.07%), 만도(0.63%), 에스엘(3.01%) 등도 내림세다.

엔·달러 환율은 2009년 4월 이후 4년1개월 만에 100엔 선을 돌파했다. 엔화는 도쿄 외환시장에서 10일 오전 현재 달러당 전일 대비 2.24엔 하락한 101.10엔에 거래되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엔저' 현상이 상당 기간 지속된 것으로 자동차주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윤필중 삼성증권 연구원은 "엔화 약세는 작년 말부터 나온 이슈여서 갑작스러운 것은 아니다" 면서 "엔화가 향후 1~2년간 100엔 대에서 유지할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윤 연구원은 "엔화 약세와 일본차 기업의 경쟁력이 좋아진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우리 기업들이 어떻게 대처해야할지 신경써야 할 것" 이라며 "현대·기아차 주가는 현재 바닥 국면으로 악영향을 상당 부분 반영했다고 보면 당분간 좋은 소식을 기다리며 주시해야 할 때"라고 조언했다.

장문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엔·달러 환율보단 리콜 충당금, 노조 특근 거부에 따른 생산량 감소 등이 주가에 영향을 미쳤다" 며 "현대·기아차의 경우 일본 기업과 경쟁하는 미국, 유럽에선 현지 공장을 통해 물량을 공급하기 때문에 가격 경쟁력 약화에 미치는 영향이 적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미국 시장에선 아반떼, 쏘나타 등을 위주로 판매하는데 일본에서 전량 수출해 엔화 약세 효과를 보는 차종은 도요타 렉서스같은 고급 브랜드 모델"이라고 설명했다.

한경닷컴 김소정 기자 sojung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