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증권은 20일 키프로스 구제금융 이슈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 증권사 이상재 이코노미스트는 "2013년 글로벌 경제에 대한 마찰적 불안 요인이 점증하고 있다"며 "시퀘스터(자동예산감축) 발효 이후 미국 경제의 회복세가 2분기에 주춤거릴 조짐이 나타난 가운데 키프로스 의회가 구제 금융안을 부결하면서 관련 사안의 장기화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밝혔다.

키프로스 의회는 19일(현지시간) 구제금융조건으로 제시한 예금 과세안을 부결시켰다.

키프로스 의회는 예금잔액 2만유로 이하는 면세하는 내용의 수정안에 대해 반대 36표 및 기권 19표로 부결시켰다. 키프로스 정부는 100억유로 규모의 구제금융을 EU와 IMF로부터 받는 조건으로 국내 은행 예금 잔액에 규모별로 6.75-9.9%를 과세해 58억유로 규모의 재원을 확보하는 한편 긴축 재정과 공기업 민영화 등을 추진하는 내용의 협상안을 합의한
바 있다.

이 이코노미스트는 "이에 따라 키프로스 문제는 단기간에 마무리되지 못하고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면서 "새로운 재원 조달 방안 마련을 통한 재협상과 디폴트(채무불이행) 등의 두가지 시나리오에 직면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그 규모나 유로화 안정 의지 측면에서 치명타로 비화될 가능성은 미미하다"며 "당분간 유로존 위기에 대한 우려가 상기될 것이나 유로존 정책당국이 2012년 하반기에 겨우 안정시킨 유로존 위기를 키프로스로 인해 재발시키지는 않을 가능성에 비중을 둔다"고 판단했다.

또한 "2월 미국 신규주택착공의 호조에서 나타나듯이 아직 미국경제의 불안이 심리적 위축에 그치고 있으며 여기에 우리 정부의 10조원 추경 편성 방침 역시 안도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이코노미스트는 "중장기적 관점에서 위험자산 선호 가능성이 유효하지만 단기적으로는 방향성이 보이지 않는 안개국면 가능성이 높다"며 "2차 엔저 우려가 국내 증시의 부진 요인으로 작용하는 가운데 버팀목이던 미국 경제의 회복세가 흔들릴 것인지와 키프로스 사안의 불확실성이 가세했기 때문"이라고 판단했다.

한경닷컴 최성남 기자 sul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