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테마주'에서 퇴출돼 주가가 급락했던 써니전자가 특별한 이유 없이 연일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써니전자는 최근 마지막 거래일인 지난달 28일 유가증권시장에서 9.79% 오른 4천150원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지난달 26일과 27일 상한가를 기록한데 이어 3거래일째 급등세를 이어간 것이다.

증권가 일각에서는 안철수 전 서울대 교수의 정계복귀설에 힘입은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안 전 교수는 향후 행보에 대한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지만 정치권에서는 안 전 교수가 4월 재보선에서 서울 노원병에 직접 출마하는 방안을 저울질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안랩과 솔고바이오, 미래산업 등 안철수 테마주들은 지난 26일부터 급등세를 보였다.

써니전자의 반등 시점과 일치한다.

하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써니전자가 다른 안철수 테마주와 동일한 이유로 반등했다고 보기에는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안철수 테마주로 분류된 이유였던 안랩 출신의 송태종 전 대표이사가 코스닥 바이오 기업인 코미팜으로 이직한 이후 한참 급락세가 이어지던 중이었기 때문이다.

송 전 대표이사의 이직 소식이 전해진 지난달 19일부터 25일까지 써니전자는 5거래일 연속 가격제한폭까지 하락해 18일 종가 기준 6천430원이었던 주가는 2천865원으로 반 토막이 났다.

주요 임원의 이직 때문에 이렇게까지 주가가 떨어지는 사례는 드문 만큼 언론도 큰 관심을 보였다.

따라서 써니전자가 아직 안철수 테마주라고 착각하는 개인 투자자가 많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급격한 하락에 따른 기술적 반등이라고 보기도 쉽지 않다.

써니전자는 2010∼2011년 2년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작년에도 3분기까지 2억원의 누적 영업손실을 보였다.

테마주 열풍이 불기 전인 2011년말 주가는 397원에 불과했다.

이런 까닭에 금융당국과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써니전자의 급반등이 이른바 '막판 폭탄돌리기'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송 전 대표이사의 갑작스런 사퇴로 보유물량을 정리하지 못한 투기세력이 일부러 주가를 끌어올린 뒤 서서히 물량을 정리하고 있다는 것이다.

개인 투자자들도 위험성을 알면서도 단기간에 수익을 내고 빠져나오겠다는 생각에 반등의 원인이나 기업의 펀더멘탈 등에는 무관심하다는 지적이다.

증권가의 한 관계자는 "사실상 안철수 관련 모멘텀이 전혀 존재하지 않는 써니전자에 투자자들이 몰려드는 이유는 자신만은 고점에서 물리지 않고 이득을 본 뒤 빠져나올 수 있다는 근거없는 자신감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정상적인 상황은 아니라고 본다"면서 "잠이 길면 꿈도 길다는 말처럼 펀더멘털 변화없이 각종 테마를 타고 등락을 거듭하는 종목은 순식간에 주가가 꺼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hwangc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