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증시가 쉬어가는 가운데 프로그램 매매가 국내 증시 방향을 좌우하고 있다. 현물시장의 체력이 약해진 상태여서 앞으로도 프로그램 움직임을 주시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5일 오전 11시5분 현재 코스피는 전날보다 12.62포인트(0.63%) 떨어진 1994.42를 기록중이다.

이날 코스피는 장 초반 상승세를 나타냈으나, 9시 40분께 프로그램 매물이 급격히 쏟아지면서 하락반전해 1990선 초반까지 낙폭을 키웠다.

프로그램은 현재 차익거래가 986억원, 비차익거래가 580억원 매도우위를 기록하며 전체 1565억원 순매도를 나타내고 있다.

심상범 KDB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현재 프로그램 순매도 규모는 절대치로는 아주 크지 않지만, 물량을 받아주는 수급이 약하기 때문에 코스피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풀이했다.

최근 들어 프로그램에 따라 코스피가 좌지우지되는 모습이 빈번하게 나타나고 있다. 전날 코스피는 장 초반 보합권에서 오르내렸으나 장 후반 프로그램을 통한 자금 유입이 확대돼 2000억원 이상이 수혈되면서 상승 반전해 마감했다.

대외변수가 혼조 양상을 보이면서 증시가 지지부진한 가운데, 프로그램이 증시 변동성을 키울 요인으로 떠오르고 있다. 연초 이후 외국인과 기관이 매도 기조로 돌아서면서 뚜렷한 매수 주체가 없는 상황에서 프로그램 매물 충격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코스피를 견인했던 외국인의 매수세는 연초 이후 약화돼 올해 들어 현재까지 1600억원 순매수에 그치고 있다. 기관도 같은 기간 4400억원 어치를 팔며 매물을 내놓고 있어, 그 동안 적극적으로 '사자'를 보인 주체는 증시 방향성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하는 개인 뿐이다.

임동락 한양증권 애널리스트는 "전반적인 수급 환경이 우호적이지 않은 가운데 유효한 매수차익잔고 청산 가능성을 감안할 때 프로그램 매매가 부담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그런데 이 같은 프로그램 차익거래 매매 동향에 영향을 미치는 선물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어 더욱 주의가 요구된다.

김지혜 교보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선물 시장에서 나타나고 있는 변화 중 하나는 단연 베이시스 일중 변동성 확대 현상"이라고 밝혔다.

김 애널리스트는 "베이시스 변동성 확대에 따른 차익 거래 효과는 당분간 긍정적이기보다는 부정적일 전망"이라며 "이론 베이시스 이하 구간에서는 지난 1월 만기 이후 이연된 차익 잔고 청산이 진행될 가능성이 높고 코스피 시장 수급에는 국내 기관보다 외국인의 영향이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

선물시장의 영향력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프로그램 비차익거래 역시 외국인의 매수세가 둔화되면서 빨간불이 켜졌다.

심 애널리스트는 "12월 만기 직후부터 시작된 외인 프로그램 비차익 순매수 약화 현상은 글로벌 이머징마켓(GEM) 펀드 자금 순유입 가속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지속되고 있다"며 "자금이 예전처럼 한국이 아니라 인도 등 여타 내수 위주의 이머징 국가로 흘러가고 있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그는 "당분간 같은 현상이 지속된다면 프로그램 비차익 순매수 엔진의 둔화는 계속될 수밖에 없으며 뱅가드의 비차익 프로그램 매도까지 가세한다면 지수 상승 탄력은 더욱 둔화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경닷컴 김다운 기자 k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