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통령 선거를 일주일 앞두고 시장의 관심은 대선 이후 증시 영향에 쏠려 있다.

31일 오전 11시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13.48포인트(0.73%) 오른 1913.41을 기록하고 있다. 최근 이틀간 코스피가 반등하면서 이 같은 상승추세가 이어질지 관심이 집중되는 상황이다.

가장 큰 변수로 떠오른 것이 미국 대선이다. 오는 11월 6일 대선을 일주일 앞둔 현재까지도 한치 앞을 예측할 수 없을 정도로 두 후보가 접전을 펼치고 있다.

최근 퓨리리서치센터 여론 조사에 따르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미트 롬니 공화당 후보의 지지율은 각각 47%로 동일한 수준. 이 밖에 ABC방송과 워싱턴포스트 등의 여론조사에서도 두 후보는 동일한 지지율을 기록했다.

게다가 미국 북동부를 강타한 초대형 허리케인 '샌디'의 후폭풍 우려까지 더해지며 대선 향방은 더욱 알 수 없게 됐다.

글로벌 경기둔화, 미국 재정절벽 이슈 등 연말을 앞두고 중요한 경제 이슈가 산재해 있어, 이번 대선 결과에 따른 미국의 정책 변화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는 상황이다. 과거 미국의 대선 결과는 한국 증시를 비롯한 글로벌 증시에 큰 영향을 미쳐왔다.

일단 미국 대선 자체는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된다.

부국증권에 따르면 역사적으로 미국증시는 IT버블과 금융위기를 제외하면 미국 대선 전 단기적인 바닥을 형성했고, 대선 직후 새정부 출범 및 선출된 대통령에 대한 정책 기대감으로 강세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증시도 미국증시의 영향으로 상승추세를 나타냈다.

부국증권은 "대선이 연말연초를 앞두고 치뤄졌던 점을 감안했을 때 대선 이후 연말 산타 랠리, 연초 1월 효과의 영향이 주식시장에 반영되며 강세장이 유지됐다"고 설명했다.

그럼 당선 결과에 따른 영향력은 어떨까. 시장에서는 오바마 대통령의 재선이 증시에는 좀더 호재라고 판단하고 있다.

민주당이 재집권할 경우 미국 정부가 실행하고 있는 3차 양적완화(QE3) 등 경기부양책을 안정적으로 이어가리라고 기대되기 때문이다.

이다슬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롬니 후보는 미국 중앙은행이 계속해서 돈을 찍어 경제를 부양하려고 하지만, 그것에 대한 대가도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며 QE3를 비난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롬니 후보가 당선될 경우 QE3 중단 우려가 제기되는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과거 대선과 상·하원 선거 이후 경제지표를 봐도 민주당이 다소 앞서는 상황이다.

신영증권에 따르면 1961년 이후 민주당과 공화당의 평균적인 경제 성적은 민주당이 다소 앞서고 있다.

김재홍 신영증권 애널리스트는 "공화당은 '작은 정부'를 지향하는 반면, 민주당의 경우 '적극적 정부'를 지향한다는 점에서 정부부문이 성장에 긍정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것으로 유추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주가의 경우에도 민주당 집권기에 보다 높은 모습을 나타냈다. 1989년 이후 집권 정당을 기준으로 주가 수익률을 살펴보면, 1개월 후의 주가 모멘텀은 공화당이 안정적이나, 6개월, 12개월 후의 주가 상승률은 민주당 집권기가 더욱 높았다.

다만 롬니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지나치게 우려할 필요는 없다는 분석이다.

김 애널리스트는 "양당 정책의 핵심은 '경기회복'으로 동일하다"며 "정권 변화가 향후 미국 성장산업에 일부 영향을 제공할 수 있겠지만 점진적인 미국 경기의 회복에 장애물이 되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대선 결과에 따라 업종별 수혜는 확연히 갈릴 것으로 전망된다.

김기배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큰 정부를 표방하는 오바마 대통령이 연임에 성공할 경우에는 정부의 개입이 중시되면서 연방정부 중심의 의료보험개혁과 신재생에너지 중심 육성책에 무게가 실리고 금융개혁법안이 유지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른 수혜 업종은 제네릭 의약품과 신재생에너지 등이다.

반대로 롬니 후보가 승리할 경우에는 작은 정부로 주정부의 권한이 강조되면서 의료보험제도의 개인 재량권이 중시되고 기존 화석 연료를 중심으로 원자력 발전에 힘이 실릴 것으로 내다봤다.

수혜 업종은 원자력 발전과 자원개발주 등을 꼽았다.

한경닷컴 김다운 기자 k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