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형주 랠리에 급제동이 걸린 가운데 일부 종목들의 경우 신주인수권 행사에 따른 물량 부담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달에 이어 이달에도 대거 신주인수권부사채(BW) 관련 신주 추가 상장이 지속돼 관련 종목들의 수급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BW는 미리 정한 가격에 주식을 받을 수 있는 권리(워런트·Warrant)가 부여된 채권을 말한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달 들어 지난 12일까지 코스닥 지수가 3.06% 상승한 가운데 28건의 코스닥 상장사 신주인수권이 행사됐다. 지난달 코스닥지수 강세(3.03%)와 함께 60건의 신주인수권이 행사된 데 이어 이달에도 차익실현 시도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중소형주가 기간 조정을 거칠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BW 관련 신주 물량이 관련주 주가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날 큐렉소는 기존 발행주식 2695만4866주의 11.04%에 달하는 297만7963주가 추가 상장됐다. 행사가액은 6716원이다.

또한 지난 12일 기존 주식수(2290만5297주)의 2.40%에 해당하는 55만458주가 추가 상장된 코아크로스의 경우 물량 부담으로 이틀째 급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11일 상한가로 매매거래를 마무리지은 후 하락세로 돌변한 것이다. 이날 오후 2시45분 현재 코아크로스는 전 거래일 대비 100원(4.48%) 떨어진 2130원에 거래되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최근 BW 관련 신주 추가 상장으로 기존 주주들은 물량 부담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올해 자본시장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 가능성을 앞두고 회사들이 올해 초부터 대거 분리형 BW 발행에 나선 데 따른 결과란 분석도 제기됐다.

이병준 동양증권 연구원은 "이미 BW 발행 결정 시점에서 주당순이익(EPS) 희석 및 잠재적인 물량 부담 가능성이 주식의 펀더멘털(내재가치) 가치에 부담 요인"이라며 "최근 코스닥기업들의 막차타기 BW 발행 물량도 최근 신주 추가상장 러시에 일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금융위원회는 기업 대주주들이 사모 분리형 BW를 발행한 후 워런트만 매입해 지분을 늘리는 관행을 뿌리뽑기 위해 분리형 BW 발행 금지안을 자본시장법 개정안에 포함했다. 그러나 해당 법안은 지난 2월 사실상 무산됐고, 이후 3월부터 코스닥기업들이 대거 BW 발행에 나선 바 있다.

이후 자본시장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가 지연된 가운데 9월 코스닥기업 BW 발행 추진 규모는 전월 대비 62.72% 급증한 1716억원으로 나타났다.

배성영 현대증권 연구위원은 "BW 발행 규모가 많은 기업들의 경우 주가가 오르면 신주인수권 행사로 물량이 출회되며 통상 주가가 눌리는 흐름이 보인다"며 "최근 바이오, 게임, 엔터테인먼트 관련주 중심으로 중소형주 랠리가 진행됐는데 코스닥 지수는 단기 고점을 찍고 기간 조정 구간에 들어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