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남북경협’ 등 지난 17대 대선 테마주들의 주가는 2007년 대비 최고 ‘30분의 1’로 쪼그라든 것으로 나타났다. 정책 수혜 전망, 대선 주자와의 인맥 등 기대심리에 주가가 비이성적으로 급등했지만 실적으로 연결되지 않아 거품이 급속히 꺼진 것이다. 전문가들은 “대선 테마주들이 인맥이나 정책 수혜를 받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며 투자에 주의할 것을 당부했다.

이명박 당시 한나라당 후보와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후보 등이 격돌했던 2007년 17대 대선 때 한국 증시의 주요 정치 테마는 ‘4대강’이었다. 이 후보가 당선되면 4대강 사업을 적극 추진할 것이라는 기대감에 삼목정공(현 삼목에스폼) 이화공영 자연과환경 홈센타 특수건설 등 중소형 건설주들이 급등했다.

4대강 대장주였던 이화공영은 2007년 12월7일 6만7300원을 기록하며 2007년 초 대비 32배 뛰었다. 정 후보 테마주로 엮였던 미주레일(현 일경산업)도 같은해 11월 4380원까지 오르며 연초 대비 329%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17대 대선 테마주의 종말은 대선이 끝나면서 시작됐다. 4대강 테마주 이화공영은 대선 직후 거래일인 2007년 12월20일 2만4950원으로 곤두박질친 뒤 2007년 최종 거래일인 12월28일 1만5900원까지 수직 낙하했다. 현재 주가는 2390원이다. 정동영 테마주였던 철도궤도 전문업체 폴켐은 2010년 코스닥시장에서 상장폐지됐다.

전문가들은 “대선 테마주에는 아예 손을 안 대는 것이 좋다”고 지적했다. 정근해 우리투자증권 스몰캡팀장은 “정책 관련 테마주 중에서 정말 수혜가 가능한 것을 고르는 데도 심사숙고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승범 한국거래소 시장감시1팀장은 “대선 정책과 관련된 테마주도 과장된 것이 많다”며 “회사가 정책과 관련한 사업에서 진짜 수익을 내고 있는지 알아보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에 테마주 투자는 결국 허황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