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기관 매물 출회 여파로 지지부진한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2000선 회복과 함께 연일 펀드 환매가 이어지면서 투신권을 중심으로 출회되는 기관 매물이 지수 발목을 잡고 있는 모습이다.

그러나 기관은 자동차와 정보기술(IT)주를 내다파는 와중에서도 가격 메리트가 돋보이는 옐로칩과 지주사, 조선 등의 종목군은 추가로 담아가는 모습을 보였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지난 21일까지 코스피지수는 5.10%(97.25포인트) 상승했다. 그러나 지난 14일 2000선을 회복한 후 투신권 등 기관 매물 부담에 2000선을 중심으로 등락을 이어가고 있다.

기관은 이달 들어 유가증권시장에서 5824억원(21일 기준)어치 주식을 순매도했다.

특히 기아차(3723억원 순매도)를 대장주인 삼성전자(2762억원)보다도 많이 팔아, 순매도 1위 종목으로 집계됐다.

이와 함께 현대모비스(1456억원), 현대차(1435억원) 등의 자동차주 역시 '팔자'에 나섰다.

김병연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자동차주의 3분기 실적 성장세가 직전 분기 대비 둔화될 수 있다는 우려 등이 불거지며 기관의 매물 규모가 컸던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아울러 삼성전자와 함께 삼성테크윈(1451억원), 삼성전기 (1030억원), LG디스플레이(846억원) 등 IT주가 매도 상위 종목에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주요 대형주를 팔면서도 추가로 매수하는 종목들이 눈에 띄고 있다.

같은 기간 기관은 현대중공업(1928억원 순매수)을 가장 많이 사들였다. 투신(640억원) 역시 현대중공업에 대해 '사자' 1위를 기록했다.

9월 들어 미국 3차 양적완화(QE3) 시행 등 각국 정부의 정책 공조로 유럽 재정위기 우려에 눌려있던 조선주에 기관이 베팅했다는 분석이다.

이와 함께 IT주 중에서도 SK하이닉스(1394억원), LG전자(890억원) 등 실적 반등이 기대되는 종목은 매집에 나섰다.

김 연구원은 "LG전자는 스마트폰 사업부 호전 등이 기대되며 실적 개선이 점쳐지고 있고, SK하이닉스의 경우 4분기 흑자전환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며 "가격 메리트와 함께 실적 반등주에 대한 분석을 바탕으로 기관이 매수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논리를 바탕으로 GS(512억원), CJ(468억원), LG(345억원) 등 지주사, GS건설(716억원), 대림산업(359억원), 현대건설(331억원) 등 건설주에도 관심이 쏠린 모습이었다.

중국 소비 모멘텀과 인바운드 수혜 기대에 힘입어 오리온(519억원), 하나투어(385억원), 아모레퍼시픽(348억원) 등에도 일부 매수세가 들어왔다.

배성영 현대증권 연구위원은 "펀드 환매가 이어지는 국면에서 투신 등 기관은 시가총액 상위의 대형주를 매도하는 동시에 시장수익률을 맞추기 위해 상대적으로 저평가 매력이 돋보이는 중소형주, 여행 등 틈새종목군을 중심으로 전략을 세운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또한 연일 이어지는 펀드 환매 등을 고려하면 당분간 기관의 매물 출회는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0일 기준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한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 1588억원이 순유출, 10거래일 연속 자금이 빠져나갔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