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9월6일 오전 9시10분

[마켓인사이트] 미원상사, 계열사 지분확대로 실질적 지주사 역할
김정돈 미원상사 회장은 지난달 중순 열린 동남합성 임시주주총회에서 이 회사 이사로 선임됐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미원상사가 동종업계 상장사인 동남합성을 사실상 인수했다고 평가했다. 2003년부터 계열사 등과 함께 야금야금 주식을 사모은 미원상사는 10년 만에 30% 가까운 동남합성 지분을 확보했고 결국 경영권까지 인수하게 됐다.

계면활성제 등 정밀화학제품을 제조하는 미원상사는 계열사인 미원화학 미원스페셜티케미칼(미원에스씨) 지분도 늘리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김 회장이 미원상사를 지주회사로 키우고, 이 회사를 중심으로 지배구조 재편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미원상사, 계열사 지분 확대 중

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미원상사는 올 들어 미원화학 주식 4만4600주를 장내에서 추가 취득했다. 미원상사의 미원화학 보유지분은 작년 말 2.26%(5만2095주)에서 4.2%(9만6695주)로 높아졌다. 미원상사는 미원스페셜티케미칼 지분도 확대해 지난 6월 말 6.49%(4만6105주)까지 늘렸다.

이들 계열사는 원래 미원상사와 한몸이었다. 1959년 기초화학 회사로 설립된 미원상사는 사업이 확대되자 2009년 2월 특수화학부문을 전담할 미원스페셜티케미칼을 떼어냈다. 2년 뒤인 2011년 1월에는 기능성화학부문까지 독립시켜 미원화학을 만들었다. 이들 세 회사는 모두 유가증권시장에 분할 재상장됐다.

분할 직후 미원상사가 보유한 이들 회사 지분이 거의 없었다. 이후 점진적으로 지분을 늘리는 중이다.

◆미원상사, 지주회사로 변신할 듯

김 회장은 각 계열사의 최대주주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미원상사가 지주회사 역할을 하면 사정이 달라진다. 미원상사의 경영권을 유지할 정도의 지분만으로 다른 계열사를 지배할 수 있다.

물론 미원상사의 계열사 보유지분이 적은 탓에 당분간 김 회장의 직접 지배 구도는 유지될 전망이다. 김 회장과 친인척 등은 미원상사 지분 61.21%, 미원화학 58.96%, 미원스페셜티케미칼 60.54%를 보유 중이다. 여기에 미성통상 등 비상장 계열사 지분도 직접 보유하고 있다. 미원상사가 계열사 지분을 늘릴수록 김 회장 일가가 직접 보유한 미원화학 미원스페셜티케미칼 등의 지분은 정리될 가능성이 높다.

최근 미원스페셜티케미칼의 주가 상승도 이런 기조가 반영된 게 아니냐는 분석이다. 최근 실적 개선 외에 미원상사의 추가 지분 확대, 지주회사 체제 전환에 따른 시너지 확대 등의 기대감이 작용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이 회사 주가는 지난 4일 장중 19만5500원을 찍으면서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미원상사가 지주회사 역할을 하려면 계열사 지분을 추가로 확보해야 하는데, 주가가 오르면 비용이 많이 들어 회사로선 좋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