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처럼 떨어지지 않던 양도성 예금증서(CD) 금리가 공정거래위원회의 금리 담합 조사 이후 연일 하락하고 있다.

1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날 91일물 CD 금리는 전날보다 0.01%포인트 하락한 연 3.22%를 기록했다. 공정위가 CD 금리 담합 조사에 나선 지난 17일부터 CD 금리는 매일 0.01%포인트씩 하락, 3일 동안 연 3.25%에서 3.22%로 0.03%포인트 낮아졌다.

CD 금리는 4월9일부터 7월11일까지 연 3.54%로 똑같았다. 한국은행이 지난 12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하면서 연 3.27%로 내려앉았다. 다음날인 13일 연 3.25%로 하락해 횡보하다 공정위가 조사에 들어가면서 내림세를 타고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이후 국고채와 회사채, CD 금리가 비슷하게 하락하고 있다”며 “공정위 조사와는 관계없는 현상”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다른 관계자는 “공정위 조사에 부담감을 느낀 몇몇 증권사가 평소보다 낮게 CD 금리를 보고하면서 고시 금리가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이날 국고채(3년물) 금리는 전날보다 0.02%포인트 오른 연 2.91%로 마감해 CD 금리와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채권 전문가들은 파생상품 시장 움직임을 볼 때 CD 금리가 더 떨어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치고 있다.

한편 권혁세 금융감독원장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열고 “은행, 증권사에 다 확인했지만 자진신고를 한 금융회사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며 “금융권 전체가 부도덕한 집단으로 매도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은행과 증권사들도 이날 담합 및 자진신고를 일제히 부인하고 나섰다. 한국경제신문이 이날 공정위 조사를 받은 10개 증권사와 9개 은행의 최고경영자를 상대로 취재한 결과 담합을 인정한 금융사는 한 곳도 없었다. 이런 가운데 은행은 증권사를, 증권사는 은행을 겨냥해 서로 담합 가능성을 제기, 금융권 내부의 불신도 커지고 있다.

금융위원회와 금감원, 한국은행 등은 이날 CD 대체금리 개발 작업에 본격 착수했다. 이날 열린 단기 지표금리 제도개선 합동 태스크포스(TF) 회의에서 CD 금리 대체 단기 지표금리 개발과 CD 발행 유통 활성화 방안 등을 주요 과제로 선정했다.

김은정/이상은 기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