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대외 악재로 인해 국내 증시가 연일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지만, 단기적으로 중국 증시의 잠재된 매력에 대해 주목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밸류에이션(실적대비 주가수준)과 이익 컨센서스 등을 고려할 때 철강업종이 단기적으로 유망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13일 홍순표, 박상규 BS투자증권 연구원은 "올 2분기 들어서 중국 증시는 지급준비율 인하 가능성, 중국 경기 저점 통과 기대감 등을 모멘텀(상승동력)으로 글로벌 증시 대비 차별화된 상승 흐름을 연출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이 기간 동안 한국 증시는 3% 이상 하락하면서 중국 증시의 상승이 전혀 훈풍으로 작용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중국 증시가 한국 증시의 상승 모멘텀 또는 하방경직 요인으로 작용하지 못하고 있는 이유는 유럽 재정 위기 등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최근의 유럽 리스크는 궁극적으로 유럽 주요국들 간 정치 협상을 통해 시간을 두고 완화될 수 있을 것로 예상되는 만큼 현재 시점에선 중국 증시의 잠재된 매력에 대해 주목해야 할 시기라고 BS투자증권은 내다봤다.

홍 연구원은 "중국의 M2 증가율,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압력 약화에 따른 실질금리의 플러스권 진입 등을 고려할 때 중국의 지급준비율 인하는 이미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며 "하지만 중국의 신규대출 목표치 상회 가능성, 하반기 인플레이션 압력 등으로 중국 정부의 지급준비율 추가 인하 폭과 횟수는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증시에서도 단기 모멘텀 이상으로 의미를 갖기는 어려울 전망"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2008년 이후 다섯 차례의 지급준비율 인하 당시 중국과 한국 증시는 지급준비율 이후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는 것.

그는 또 "2분기 이후 GDP성장률 컨센서스, 중국의 제조업 관련 선행지표, 내수 부문의 개선 가능성 등을 고려할 때 중국 경제는 지난 1분기에 저점을 통과했거나 저점 통과가 임박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중국 경제의 저점 통과 확신과 하반기 중국 경제성장세 강화에 대한 기대감이 글로벌 증시에 반영될 수 있는 시기는 이르면 2분기 GDP성장률의 윤곽이 드러나는 6월 중순 이후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유럽 재정 위기 등 글로벌 경기의 다운사이드 리스크 등에 따른 중국 수출에 대한 불확실성 등으로 2012년 중국 경제는 7~8%대의 한 자릿대 성장에 머물 전망인데 따라서 중국 경제의 저점 통과가 확인되고 하반기 중국 경제의 성장세 강화에 대한 기대감이 형성된다고 하더라도 글로벌 증시에 강력한 상승 모멘텀이 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분석됐다.

단기적으로는 철강, 중장기적으로는 정보기술(IT)와 자동차 중심의 투자전략이 필요한 시기라는 게 홍 연구원의 진단이다. 그는 "철강, 건설, 기계, 조선, 화학업 등 대표적인 중국 관련주들 중에서 2008년 이후 중국의 지급준비율 인하 이후 코스피 대비 수익률, 현재 벨류에이션과 이익컨센서스 등을 고려할 때 철강업종이 단기적으로 유망해 보인다"고 권했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jh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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