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가 낮춰진 눈높이에 대체로 부합하는 지난 1분기 실적을 내놓았다. 2분기부터는 흑자전환이 기대되지만 우려스러운 부분 역시 여전히 남아있다는 평가다.

25일 증시전문가들은 LG디스플레이의 1분기 실적이 최근 낮아진 시장 예상치보다도 부진하지만 예상 범위 안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는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전날 LG디스플레이는 1분기 매출액이 6조1837억원, 영업손실은 1782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5조3655억원) 대비 15% 늘어났고 영업손실도 1년 전(2392억원 적자)보다 크게 줄었다. 영업손실은 전분기(1447억원 적자)보다는 손실폭이 소폭 증가했다.

앞서 증권정보업체인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에 대한 영업적자 컨센서스(시장 평균 추정치)는 1405억원이었다. 컨세서스는 꾸준히 하향조정돼 왔다. 3개월 전 591억원 적자에서 한 달 전에는 1086억 적자로 늘어났고 일주일 전에는 1401억원 적자로 또 한번 낮춰졌다.

권성률 동부증권 연구원은 "올해 1분기 영업적자는 1782억원으로 전분기 영업적자 1446억원 대비 적자폭이 확대됐으나 동부증권 추정치안 1845억원 적자와는 유사한 수준이다"며 "신규 스마트패드용 패널 납품 차질과 중국 TV시장 부진에 따른 영향으로 TV, 모니터, 스마트북 등 모든 애플리케이션 매출액이 작년 4분기 대비 줄어들었다"고 설명했다.

1분기 실적 부진은 패널가격 약세와 출하량 감소 그리고 뉴아이패드용 패널 불량 이슈 등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이정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LG디스플레이의 지난 1분기 실적은 단가인하를 통한 원가개선에도 불구하고 영업적자 1782억원을 기록했다"며 "계절적 비수기 진입에 따른 패널출하량의 감소(출하면적 전분기 대비 4% 감소)와 패널가격의 면적당 평균판매단가(ASP)가 전분기 대비 2% 줄어들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LG디스플레이패널의 출하 면적은 전기대비 4% 감소했으며 평균판매단가(ASP)도 2% 하락했다. 면적당 원가 절감은 3% 수준으로 기대치에 부합했으나 신모델 개발 일정 차질, 테블릿PC 패널 수율 문제로 출하량에 차질이 발생했다.

황준호 대우증권 연구원은 "신모델의 개발 난이도가 높아지면서 평상시 개발 활동에 투입되는 생산 능력이 전체 생산 능력의 2% 수준이었다"며 "하지만 지난 분기에는 7%까지 상승했고 양산에 투입된 생산능력은 전기대비 8% 하락했으나 최근 신모델 개발이 완료되면서 2분기 생산 능력은 정상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부진했던 1분기와는 달리 2분기에는 전반적인 상황이 변화하며 실적이 흑자로 돌아설 것이라는 예상이다.

권 연구원은 "4월부터 신규 스마트패드용 패널 납품이 본격화되고 스포츠 이벤트에 앞서 TV 시장이 회복되면서 출하량 및 패널가격 상승이 기대된다"며 "4월부터 흑자 전환 신호가 나오면서 2분기에는 1112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 흑자 전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영주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에는 뉴아이패드 패널 출하 정상화와 TV 패널 및 스마트폰 출하량 증가, 스페셜리티 패널 비중의 확대 등을 바탕으로 7분기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출하량 증가율은 11.1%, 평방미터당 평균 판가는 전분기 669달러 대비 3.4% 상승한 692달러로 예상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실적 개선폭이 기대만큼 크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이정 연구원은 LG디스플레이에 대해 여전히 우려할 만한 요인들이 남아있다며 보수적인 투자전략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시장기대치에 못 미치는 실적은 2분기에도 지속될 것"이라며 "TFT-LCD 산업의 공급과잉과 6월 이후 패널가격 하락 반전 가능성, 악화된 재무구조,산화물 박맏트랜지스터 및 화이트(White)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의 기술적 논란, 능동형(AM) OLED 투자 지연 가능성 등을 반영해 보수적인 투자전략을 제시한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이민하 기자 mina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