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마트 상장폐지 대상 여부에 대한 한국거래소의 실질 심사가 진행 중인 가운데 두 공동대표의 경영권 다툼이 날로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거래소 측은 하이마트 최대주주인 유진그룹과 선종구 하이마트 회장간 합의를 요구하고 있지만 사태 해결점을 쉽사리 찾지 못하고 있어 파문이 일고 있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는 하이마트에 상장폐지 실질심사 대상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소명자료를 이날까지 제출할 것을 요구했다.

한국거래소 측은 "상폐 실질심사 대상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소명자료를 되도록 빨리 제출할 것을 요구했다"며 "두 각자대표가 입장 차이를 좁히는 것이 우선 시 돼야할 것"이라고 밝혔다.

거래소는 하이마트 상장 지속을 결정하는 데 '경영 투명성'에 가장 주안점을 두고 판단하고 있다. 최종 결정시한은 내달 8일(주권매매거래 정지일 후 15거래일 기준)이다.

하지만 하이마트와 유진그룹 측의 입장 차는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하이마트 측은 선종구 영업대표 이사와 더불어 유경선 재무대표 이사 동반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경영권 분쟁과 매각 지연, 검찰기소로 인한 주식거래 정지 등에 공동 책임이 있다는 주장이다.

이에 따라 하이마트는 이날 "1, 2, 3대 주주와 4인의 사외이사를 방문해 '하이마트 경영정상화 및 매각촉구 위원회 입장'에 대한 2876명의 임직원 지지서명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유진그룹 측은 "동반퇴진에 대해 협의나 합의된 바가 없다"고 밝혔다.

유진그룹은 또 "선 대표 측의 인사들이 대표이사 동반퇴진을 요구하고 있지만 위원회에 따르면 재무대표는 최대주주인 유진기업이, 영업부문 대표는 직원 스스로 영업부문 내에서 운용하도록 알려지고 있다"며 "이는 선 대표와 회사의 관계 끊기 수순으로 받아들여진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오는 25일 열릴 하이마트 이사회가 사태 해결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이날 하이마트 이사회에는 선종구 대표이사 해임 안건이 올라 와 있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선 회장이 동반 퇴진을 요구한 것은 한국거래소가 요구하는 경영 투명성 등 요건을 임기응변식으로 대처하려는 꼼수 아니겠느냐"며 "매매거래가 하루 빨리 재개되야 보유 지분을 제 3자에게 매각하고 본인 돈을 챙길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소액주주들 입장에서는 결국 선 회장이 회사에 손해를 끼친 만큼 전액 환수시키고 보유 지분을 반납해야 더 큰 피해를 입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김효진 기자 jin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