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악재가 재부각되면서 4월 들어 증시가 갈팡질팡하고 있다. 코스피지수 1970선을 ‘지지선’으로 그 밑으로 하락하지 않고 있는 점은 다행스럽지만 투자자 입장에서 수익을 올리기 쉽지 않은 환경이 이어지고 있는 점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변동성 장세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손실 우려가 덜한 종목과 금융투자상품의 비중을 늘릴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직접 투자할 때는 삼성전자나 자동차 같은 주도주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되 턴어라운드(급격한 실적개선)가 기대되는 종목에도 단기 트레이딩 관점에서 일부 투자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주가연계증권(ELS) 상장지수펀드(ETF) 등 일반 주식형 펀드에 비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금융투자상품에 대한 관심을 늘려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직접투자는 ‘투트랙’ 전략으로

올 들어 ‘나홀로’ 오름세를 이어온 삼성전자는 지난 6일 실적발표 이후 상승세가 주춤한 상황이다. 7일부터 13일까지 코스피지수가 0.99% 하락하는 동안 4.80% 조정을 받아 시장 평균보다 낙폭이 더 컸다. 삼성전자와 함께 3월 중순부터 급등한 자동차업종 내 주요 종목들도 이 무렵부터 조정을 받고 있다.

삼성전자와 자동차업종이 조정을 받았지만 이들 업종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글로벌 경쟁력이 확보되면서 올해도 이들 기업 및 업종의 실적이 ‘서프라이즈’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13일 기준으로 1분기 전 20조6534억원이었더 삼성전자의 2012년 영업이익 컨센서스 평균치는 22조3776억원(한 달 전)→24조2181억원(1주일 전)→25조1684억원(13일 현재) 등으로 지속적으로 상향 조정되고 있다.

한 달 전 8조8874억원이었던 현대차의 컨센서스 평균치도 8조9006억원으로 증가했다. 김은수 우리투자증권 에쿼티사업본부장은 “삼성전자 등이 지금과 같은 실적전망치와 목표주가를 유지하는 한 투자자 입장에서 이들 종목을 매도할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변동성 장세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투자금액의 상당 규모를 주도주에 투자하고, 나머지를 턴어라운드가 기대되는 종목 등에 분산투자해 단기 트레이딩하는 투트랙 전략을 구사할 필요가 있다”(이경민 우리투자증권 연구원)고 설명했다. 2분기 이후 턴어라운드에 성공할 것으로 보이는 종목으로는 LG디스플레이 LS 한화케미칼 하나투어 휴켐스 등이 꼽힌다.


○안정성 높은 금융투자상품 비중 높여야

금융투자상품 투자와 관련해서는 적립식 주식형 펀드에 꾸준히 투자하되 환매가 돌아오는 펀드 투자금은 ELS 등 보다 안정적인 상품으로 갈아탈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이 같은 움직임은 시장에서 이미 나타나고 있다.

지난달 ELS 발행 규모는 5조5206억원으로 전달에 이어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이중호 동양증권 연구원은 “올 들어 펀드환매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환매된 자금이 ELS로 유입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ELS는 높은 안정성이 장점으로 꼽히는 반면 일정 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할 경우 투자금이 장기간 묶일 수 있다는 단점이 있어 한번에 거액을 ‘몰빵’하기보다 유형별로 다양하게 분산투자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ETF도 변동성 장세에 관심을 가져볼 만한 상품이다. ETF는 코스피200 등 지수를 추종하도록 설계돼 있어 상승장에서는 일반 주식형 펀드의 수익률을 따라가기 어렵지만 하락장에서는 분산투자 효과로 손실 위험을 방어할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최근에는 주요 증권사들이 투자금을 시장 상황에 맞춰 지수형 ETF와 업종(섹터)형 ETF에 적절히 분산투자해 수익성과 안정성을 모두 추구할 수 있는 랩 어카운트를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이 밖에 공모주펀드, 글로벌 하이일드채권형펀드 등도 안정성이 부각되면서 최근 시중자금이 유입되고 있는 상품들로 꼽힌다. 이상수 신한은행 서초PB센터장은 “금융투자상품에 투자할 때는 적정 수준의 수익을 올리면 안정적인 상품으로 갈아타는 리밸런싱(재분배) 전략을 지속적으로 구사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