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부터 1분기 실적 시즌이 본격화되면서 기업분석 임무를 맡은 여의도 애널리스트들의 발걸음이 눈에 띄게 빨라졌다. 이 기간 동안 '큰 손'인 기관투자가들의 분기 실적 업데이트 요청이 쇄도하기 때문이다.

[여의도퍼트롤] 실적시즌, 애널리스트 수첩에 담긴 비밀은?
30일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1분기 마무리 시점인 3월말부터 애널리스트들의 기업탐방 일정이 쏟아져 나온다.

통상적으로 어닝 시즌이 도래하면 애널들은 해당 분기 동안 분석한 종목(추천주) 뿐만 아니라 기관의 실적 업데이트 요청이 급증해 눈코뜰새 없이 바쁘다.

애널리스트들은 미리 기업탐방 일정을 짜놓기 마련이고, 이 일정표가 실적 개선주(株)를 예측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 해당 분기 내 최다 판매, 운임 인상 등 최대 이슈와 밀접한 기업들이 일차적인 방문 대상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애널은 "어닝시즌 이전에는 대부분 주가 모멘텀(상승동력) 위주로 기업 분석을 한다"면서 "주로 신규 사업에 대한 성공여부와 수주 가능성 등을 살펴본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어닝시즌에는 실제 분기 실적에 대한 정확한 예측이 이뤄져야 하므로 기업 방문이 불가피하다는 게 이 애널리스트의 설명이다.

무엇보다 실적 분석은 '톱다운(top-down)' 방식으로 이뤄진다 게 핵심이다. 그래서 해당 분기 내 정보기술(IT) 업황이 좋았다면 IT 관련주부터 애널의 방문이 몰릴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그만큼 실적개선 가능성이 높아서다.

또 다른 애널리스트는 "어닝시즌 중 기업분석은 실적개선 여부가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톱다운 방식으로 탐방기업 순서가 정해지는 경우가 많다"며 "가령 분기내 해운 관련 운임이 올랐다면 실적에 좋은 영향을 준 것으로 예상돼 해운주 탐방이 이뤄지는 것"이라고 귀띔했다.

반면 신약 개발 등으로 어닝시즌 동안 주가가 연일 치솟고 있다 하더라도 실제 애널의 탐방으로 이어지는 경우는 드물다는 것. 해당 분기 내 실적과 연관성이 없기 때문에 방문할 이유가 없다는 게 애널들의 판단이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