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화질 경쟁' 후끈…AP시스템ㆍ아이씨디 주목
‘디스플레이 산업은 끝났다?’ 지난해 액정표시장치(LCD)시장이 사상 최악의 불황을 겪으면서 디스플레이는 이제 사양산업이란 말이 나왔다. 하지만 모바일 디스플레이는 상황이 다르다. 스마트폰과 태블릿PC가 보급단계를 넘어 상용화, 고급화단계로 넘어가면서 고해상도 디스플레이를 둘러싼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오는 7일 미국 애플은 신제품인 ‘아이패드3’를 내놓는다.

김인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모바일기기를 통한 인터넷 서핑이나 멀티미디어 콘텐츠 소비가 늘어나면서 디스플레이의 하이엔드화가 필수적인 변화가 됐다”고 설명했다.

○고해상도 부품·장비주

모바일기기의 고화질화 경쟁은 관련 부품산업에서도 변화를 이끌어내고 있다. 높은 해상도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부품 장착이나 다양한 기능 통합, 처리속도가 빠른 부품 등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우선 드라이버IC(DDI) 업체인 실리콘웍스엘비세미콘의 수혜가 예상된다.

DDI는 LCD 관련 핵심 시스템반도체로 디스플레이의 표시창에 글자나 이미지 등의 영상이 표시될 수 있도록 해당 전기신호를 보내주는 부품이다.

박금빈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실리콘웍스는 ‘아이패드2’ 출시 직전에 주가수익비율(PER) 18배까지 상승했던 경험이 있다”며 “‘아이패드3’가 출시되는 3월부터 제품 출하량이 월 100만대 수준까지 증가하며 실적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엘비세미콘도 DDI 제품 생산의 40%를 애플에 납품하며, 올해 증권사 컨센서스 기준으로 매출이 30.4%, 영업이익은 46.8%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엘비세미콘은 지난달 27일 이후 주가가 23.1% 올라 강세를 띠고 있다.

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AMOLED) 쪽에서도 고해상도 디스플레이 관련주가 주목을 받고 있다. AMOLED는 LCD에 비해 고해상도 구현이 어렵다는 단점이 있었으나 서서히 이를 극복해나가고 있다. 김유철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AMOLED 패널은 LCD에 비해 많은 개수의 박막 트랜지스터(TFT)가 필요하기 때문에 해상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레이저 결정화(ELA)와 레이저 증착(LITI) 장비가 추가적으로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관련 수혜주로는 AP시스템을 꼽았다. AP시스템은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SMD)의 5.5세대 라인 수주가 본격화되면서 올해 2500억원의 신규 수주를 기록할 것이란 예상이다.

○장기적으로는 AMOLED에 주목

현재 LCD와 AMOLED를 모바일 디스플레이로 쓰고 있지만 향후 AMOLED 위주로 시장이 재편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고해상도 문제가 해결되는 과정에 있고 시야각, 전력소모, 응답속도, 두께 등 모든 면에서 AMOLED가 앞서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SMD는 올해 4조원가량의 설비투자를 단행하고, LG디스플레이도 OLED 대규모 투자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AMOLED 수혜주로는 덕산하이메탈 엘티에스 AP시스템 아이씨디 테라세미콘 에스에프에이 원익머트리얼즈 등이 꼽힌다. 덕산하이메탈은 AMOLED 제조에 들어가는 유기소재를 SMD에 독점 공급하고 있다. 이 분야에 새로 뛰어든 제일모직도 시장선점 효과와 검증된 양산능력으로 시장지배력을 유지할 것이란 평가다.

아이씨디도 장비 공급을 독점하고 있어 실적 상승세가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강석원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아이씨디는 AMOLED 장비 중 ‘HDP 드라이 에처’를 주력제품으로 하면서 국내 업체로는 유일하게 SMD에 장비를 공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