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템LSI 수혜…실리콘웍스·네패스 '유망'
이달 들어 중소형주가 대형주에 비해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이면서 투자자들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올해는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등 글로벌 기업들의 성장세에 힘입어 이들 기업의 후방 중소형주 실적도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는 부품 및 장비주를 집중 분석한다.

일본 메모리 반도체업체 엘피다의 파산보호 신청으로 28일 활짝 웃은 종목은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만이 아니다. 삼성전자와 하이닉스에 반도체 장비를 공급하는 반도체 장비주 역시 일제히 상승세를 보였다. 유진테크가 4.87%(1650원) 오른 3만5500원으로 장을 마친 것을 비롯해 주성엔지니어링(2.17%) 원익IPS(1.04%) 피에스케이(4.51%) 등 반도체 장비주가 대거 올랐다.

전문가들은 “중·장기적으로 삼성전자의 투자 확대 수혜를 볼 시스템 반도체 분야 장비주에 대한 관심도 시간이 갈수록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가격 반등 수혜 메모리반도체 장비주

최근 증시에서 주가 상승세가 돋보이는 분야는 메모리반도체 관련 장비주다. 엘피다의 파산보호 신청 및 이에 따른 반도체값 반등 가능성이 선반영되면서 최근 주가가 큰 폭으로 올랐다. 네패스가 이달 들어 23.58% 뛴 것을 비롯해 유진테크(23.05%) 국제엘렉트릭(8.57%) 등도 강세를 보이고 있다.

박현 동양증권 연구원은 “D램의 경우 쌓여 있는 재고가 문제지 공급은 이미 상당량 줄어있는 상황”이라며 “재고 부담이 2분기가 되면 해소될 것으로 보여 이 시기에 가격 저점을 형성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낸드플래시도 2분기가 되면 성수기로 진입해 수요 개선 효과가 나타나기 때문에 이때 가격 저점을 찍고 턴어라운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구자우 교보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성수기를 대비해 상반기에 반도체 투자를 할 가능성이 높다”며 “메모리반도체 관련 장비주들도 발주가 많아지면서 상반기 실적이 괜찮을 것”으로 예상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범핑 관련 장비주인 네패스의 경우 상반기 영업이익 증가율이 28.76%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성장 기대되는 시스템LSI 분야

엘피다의 파산보호 신청 모멘텀으로 메모리 분야 장비주들이 먼저 반응하고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시스템LSI 관련 장비주들이 더 유망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반도체 장비주 투자의 ‘지표’가 되는 삼성전자의 올해 투자 계획을 보면, 시스템LSI에 8조원을 투자해 사상 최초로 메모리반도체(7조원)보다 많은 금액을 투입하기로 했다. 삼성전자의 전체 반도체 매출 가운데 시스템LSI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0년 18.4%에서 올해는 30%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도 적극 나서고 있다. 정부는 2015년까지 정부·민간 공동으로 2조원을 투입해 국내 시스템LSI 매출 규모를 330억달러까지 늘릴 계획을 세워놨다. 구 연구원은 “가격 변화가 심한 메모리 반도체 관련 장비주보다는 안정적 성장이 전망되는 시스템LSI 관련주 위주로 접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시스템LSI 관련 주요 장비주들은 삼성전자 등 ‘형님’의 대규모 투자에 힘입어 올 한 해 뚜렷한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 팹리스 관련 장비주 실리콘웍스의 올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5.23% 증가한 4074억원, 영업이익은 91.37% 늘어난 486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적 개선이 예상되면서 주가도 강세다. 실리콘웍스가 이달 들어 16.26% 오른 것을 비롯해 엠텍비젼(56.73%) STS반도체(6.46%) 시그네틱스(8.31%) 등도 상승세를 타고 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