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투자증권은 17일 구글의 모토로라 인수가 국내 업체들에게 반갑지 않은 소식이라고 분석했다. 가격경쟁 심화를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이다.

한은미 연구원은 "구글이 모토로라를 인수한 주요 배경으로 모토로라가 보유한 특허권을 부각시키고 있다"며 "구글은 이번 인수를 통해 1만7000개의 특허 및 현재 출원 중인 7500개 예비특허를 확보할 수 있게 되고, 이들을 활용해 취약한 안드로이드 진영의 특허 방어력을 보강하고자 하는 계획을 밝혔다"고 전했다.

또 제조 협력사들과의 이해관계 충돌을 줄이기 위해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의 '오픈' 정책이 계속 유지될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는 설명이다.

한 연구원은 "구글은 특허들을 활용해 최근 애플 MS 등과 특허 공방을 벌이고 있는 안드로이드 진영을 지원할 계획"이라며 "이는 안드로이드 진영 확대에 유리할 수 있지만, 휴대폰 관련 특허 보유수가 3만건 이상인 국내업체보다 특허수가 크게 부족한 HTC 및 중국업체에 보다 유리한 계획"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화웨이(Huawei)나 ZTE 같은 중국 업체들에게 특허 이슈를 해결해 준다면 이들의 저가 스마트폰 시장진입이 보다 유리해질 것이란 전망이다. 또 모토로라는 구글로부터 OS 업그레이드 및 기술적 지원을 받아 경쟁력 확보에 유리해질 개연성이 커, 모토로라가 강한 북미 고가폰 시장에서의 경쟁이 치열해질 수 있을 것으로 봤다.

그는 "이번 딜은 국내 업체들에게 업체간 경쟁 심화, 안드로이드 OS 이외의 대안 모색 필요성 증대 등 불리한 것이 조금 더 부각될 것"이라며 "아직 스마트폰 시장에서 경쟁력이 부각되지 못한 LG전자보다는 규모와 브랜드 등에서 경쟁력이 앞서 있는 삼성전자가 앞으로 이슈 대응에 유리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경닷컴 한민수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