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대외변수 개선돼야 상승추세 전환"

지난 6거래일간 17% 넘게 떨어졌던 코스피가 10일 급상승세로 반전했음에도 시장 전망을 놓고는 여전히 신중론이 우세하다.

전문가들은 이날 상승은 그간의 과잉 반응에 따른 기술적 반등이라며 상승 추세로 전환하는 데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 경기지표 호전, 중국 긴축정책 완화, 유럽 재정위기 완화 등 펀더멘털(기초체력) 측면의 개선신호가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연기금의 주식 매입 확대는 지수 하락을 막는 효과를 거두겠지만, 지수 상승을 이끌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많았다.

미국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는 3차 양적완화(QE) 등 시장의 기대에는 못 미쳤지만, 긍정적인 신호를 보냈다는 의미는 있다고 진단했다.

◇오성진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장
FOMC회의에서 기대했던 3차 양적완화는 나오지 않았다.

돈을 풀어도 효과는 없고 인플레이션이라는 리스크가 추가되니까 돈 대신 기간을 늘린거다.

2013년 중반까지는 금리를 안 올리겠다고 밝혀 심리적인 안정을 줬다.

미국 고용지표가 예상보다 좋아지면서 더블딥에 대한 우려는 사라졌다.

중국 물가가 좋지 않게 나왔지만 7월이 정점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물가만 잡힌다면 중국은 내수 경기를 부양하고 자국 내 인프라 투자를 많이 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주가 하락은 과잉 반응이었다.

1,870선이 이상 반응을 돌려놓는 수준이고 이후부터는 펀더멘털에 대한 관심이 커질 것이다.

8~9월 기간 조정을 거쳐 4분기가 돼야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연기금은 지수 급락을 잘 막아주고 있지만, 떨어지는 것을 막을 뿐 올리는 역할을 하지는 않는다.

추가로 적극적인 매수를 하리라 기대하기 어렵다.

◇박형중 메리츠종금증권 투자전략팀장
FOMC 발표가 기대만큼 충분하지는 않았지만, 시장 안정에는 도움이 될 것이다.

경기둔화를 인정한 점도 긍정적으로 해석할 수 있다.

경기가 악화되면 통화정책, 경기부양정책을 쓸 가능성이 커졌다.

국내 증시는 기술적 반등 이상을 기대해도 될 것 같다.

그러나 추세가 반전되려면 미국 경기가 더블딥이 아니라는 것을 지표로 확인하고 중국 긴축이 마무리되고 유럽 재정 이슈까지 완화돼야 한다.

미국의 더블딥 가능성 크지 않다.

3~4분기 성장률은 상반기보다 높을 것이다.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은 매도 강도를 줄이거나 매수로 선회할 가능성이 있다.

안전자산 선호가 커져 한국 주식을 팔았는데 글로벌 포트폴리오상 한국 비중 더 줄이긴 부담스럽다.

연기금은 앞으로 시장 상황에 따라 투입될 것이다.

시장 안정기금으로 투입 가능한 금액이 조 단위다.

연기금으로 외국인 매도를 충분히 극복하기는 어렵지만, 안정 효과가 있다.

외국인이 계속 팔면 연기금 투입으로 추가 급락을 억제하고, 이를 통해 불안심리가 안정되고 저점 매수도 나올 것이다.

◇신남석 동양종금증권 리서치센터장
국내 증시는 수급이 많이 깨져 있다.

연기금에서 주식을 사면 시장에 큰 도움이 된다.

자문사에서 운영하는 랩 로스컷(손절매) 물량이 많이 나와 있는데 받아줄 곳이 필요하다.

연기금 역할이 있다.

심리적 공포 수준으로 갔다가 돌아올 때는 패닉 상태에서 도움을 줄 곳이 가장 필요하다.

미국이 제로(0) 금리를 유지하는 것은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우리로서는 상당히 실망스러운 코멘트다.

그래도 미국 증시가 반등했으니 효과는 있었다.

이제 미국에서 추가로 나올 악재는 별로 없어 보인다.

문제는 유럽이다.

이탈리아, 스페인, 벨기에가 많이 거론되고 있고, 마지막 국면에는 프랑스도 문제가 될 수 있다.

국내 증시가 단기적인 반등 국면에 들어가면 변동성이 커진다.

생각보다 많이 빠진 만큼 다시 생각보다 많이 올라갈 것이다.

그러다가 다시 빠지는 상황이 나올 것이다.

◇장화탁 동부증권 주식전략팀장
기술적 반등을 고려하면 1,950~2,000을 일차적으로 도달할 수 있는 지점으로 보고 있다.

하루 이틀 새 그 정도까지 갈 수도 있다.

큰 그림을 보면 국내 증시는 올라갔다가 8월 중후반 상승 부담으로 내려가다가 그다음에 다시 좀 더 올라갈 것으로 예상한다.

8월 말 다가올수록 국내, 미국 경제지표가 발표되는데 썩 좋을 것 같지 않기 때문이다.

시장은 그 점을 부담스러워할 수 있다.

경기 지표들은 단기적으로는 좀 부담스럽게 나올 수 있다.

그러나 4분기 넘어서부터는 개선되는 모습을 보여줄 것이다.

시장이 괴로워하는 건 경기 불안 때문이었는데 망가지지는 않을 것이다.

연기금이 증시에 들어가면 주가 하방을 안정시키는 요인이 될 것이다.

그러나 주가를 끌어올리는 요인이 되지는 않을 것이다.

FOMC 회의에서 초저금리를 유지하기로 한 만큼 중장기적으로 외국인 수급이 좋을 것이다.

저금리에 원화 강세면 외국인들이 달러 캐리트레이드를 많이 한다.

◇전민규 한국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
FOMC가 시장조처를 할 것이란 신호를 줬으니까,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다.

하지만, 행간을 잘 읽어보면 할 수 있는 아무것도 없다는 걸 보여줬다.

장기적으로 곱씹어 보면 수단이 없다는 말이다.

연기금이 나서는 등 각국 정부가 증시부양에 나섰지만, 효과는 미지수다.

연기금이 주가 방향을 바꿀 수 있다면 그렇게 쉬운 게 없지 않나.

단기 반등 정도는 생각할 수 있지만, 약발이 떨어지면 모른다.

결국, 펀더멘털에 달렸다.

금융위기를 일으킨 게 가계와 금융기관이었다.

경기둔화를 막고자 돈을 풀다 보니 이제는 정부가 빚더미에 올라앉았다.

그동안 민간 쪽이 살아났다면 다행인데, 그러지 못한 상태에서 정부의 부양능력마저 사라진 것이다.

정부가 아무 카드도 쓸 수 없는 불리한 상황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