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의 새로운 돈줄로 떠오르고 있는 중국 국적의 차이나머니가 국내 주식을 얼마나 순매수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현재 추세대로라면 올해 3조원 이상의 주식을 순매수할 것으로 보고 있다. 차이나머니는 지금까지 삼성전자 KB금융지주 신한금융지주 삼성엔지니어링 현대중공업 등을 주로 사들인 것으로 나타나 금융 및 전기 · 전자,소비재 업종의 대형주에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차이나머니의 국내 주식 순매수는 올 들어 더욱 늘고 있다. 지난 1월에 2958억원어치를 사들인 데 이어 2월에도 2151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두 달 동안 5109억원어치를 순매수해 작년 한 해(1조56억원)의 절반을 웃돌았다. 이런 추세라면 올 한 해 순매수 규모는 3조원을 넘을 전망이다.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현재 중국 90개 기관투자가에 대한 해외 투자 허용 금액은 696억달러에 불과하고 투자지역도 홍콩에 65%가 집중돼 있다"며 "앞으로 다른 지역으로 분산 투자를 해나가면서 한국에 대한 투자 비중도 계속 늘릴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중국 국부펀드인 중국투자공사(CIC)가 한국전용펀드를 만든 것과 중국 5대 증권사 중 하나인 자오상(招商)증권이 중국 증권사로는 처음으로 연내에 한국 지점을 설치키로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일본에서는 이미 차이나머니가 경계 대상으로 떠올랐다. 지난해 9월 말 현재 중국계 펀드들이 NEC와 히타치 도쿄전력 등 도쿄증시 1부에 상장된 85개사에서 10위 이내의 대주주에 올라 있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지분 소유 공개 대상은 대주주 10위권 이내 투자자들만 해당되기 때문에 실제 보유한 기업 주식은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 증시에서도 차이나머니가 유력한 돈줄이 될 것임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대신증권이 최근 QDⅡ(중국기관들의 해외 포트폴리오 투자) 펀드 중 한국주식 투자 비중이 높은 상투모건 아태펀드의 3년간 운용내역 등으로 중국 기관투자가가 선호하는 업종을 분석한 결과,지난해 6월 말 기준으로 삼성전자 주식이 25%,금융주(KB금융 · 신한지주)가 25%를 각각 차지했다. 건설업(삼성엔지니어링 · 대림산업) 비중이 21%로 뒤를 이었다. 또 필수소비재(아모레퍼시픽 · KT&G) 18.1%,운수장비(현대중공업)와 유통(롯데쇼핑) 이 각각 4.4%로 나타났다. 차이나머니는 주로 금융 전기 · 전자 정보기술(IT) 건설 소비재 업종을 선호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