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하순에 접어들면서 기업들의 4분기 실적이 서서히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4분기 어닝시즌은 보통 '먹을 것 없는 잔치'로 통한다. 4분기 실적은 임직원 성과급 지급 등 일회성 지출이 많아 투자자들이 큰 의미를 두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부 상장사들은 흑자로 전환하거나,실적이 대폭 호전되고 있어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22일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3개 이상 증권사의 실적 전망치가 나와 있는 211개 상장사 중 10개사가 4분기에 영업이익이 흑자로 돌아설 것으로 추정됐다. 한국철강 지역난방공사 한미약품 대한제강 동양종금증권 베이직하우스 한국가스공사 SBS 에이스디지텍 대우건설 등이 후보 기업이다.

영업이익이 전 분기에 비해 대폭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는 곳도 적지 않다. 한국제지는 3분기 1300만원에 불과했던 영업이익이 4분기 34억6800만원으로 불어나고,피에스케이(1712.05%) LG(794.35%) SK브로드밴드(553.15%) LG패션(428.96%) 태광(335.04%) 등도 영업이익이 대폭 증가할 것이란 예상이다.

SK브로드밴드는 순이익이 2007년 4분기 이후 12분기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할 것으로 예상돼 주목받고 있다. 정승교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SK텔레콤과의 공조 및 결합서비스로 가입자가 계속 늘고 있고 내년에는 SK텔레콤과의 합병 작업에도 유의미한 진전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1월 중순께 시작되는 4분기 어닝시즌은 통상 주가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일회성 비용 지출이 많은 데다 투자자들의 관심은 이미 기업들의 새해 실적으로 옮겨간 상태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 4분기 실적도 2011년 실적 전망치와 함께 봐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이경수 토러스투자증권 투자분석팀장은 "IT주와 금융주는 올 4분기를 저점으로 업황이 회복될 가능성이 높은 데다 그동안 주가도 상대적으로 못 올라 내년 실적 전망치를 더 관심있게 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