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만원이 넘는 고가 종목인 황제주들이 최근 엇갈리는 주가 행보를 나타냈다. 아모레퍼시픽은 최근 한 달 새 13%가량 하락하며 100만원 아래로 밀려났다. 같은 기간 태광산업롯데제과는 코스피지수(3.68%)를 웃돌며 선전했다.

아모레퍼시픽은 12일 4.13%(4만3000원) 내린 99만7000원에 장을 마쳤다. 지난 8월13일 이후 처음으로 100만원 이하로 떨어졌다. 중국 소비시장 확대 수혜주로 꼽히며 100만원을 넘어섰던 아모레퍼시픽은 최근 3분기 실적 우려와 가격 부담이 반영되면서 주가가 하락세를 보였다. 추석세트 반품 등으로 인한 환입 처리와 광고비 증가 등이 악영향을 미쳐 3분기 영업이익이 증권가 예상치 평균보다 낮을 수 있다는 관측이다.

이정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5.8% 증가한 777억원으로 추정되며,이는 시장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를 14%가량 밑도는 수치"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박종대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100만원을 넘어가면서 가격 부담이 커진 시점에서 한국과 유럽연합(EU) 간 자유무역협정(FTA) 소식에 주가가 조정을 받았다"면서도 "중국사업 호조와 외국인 매수세 유입 등을 고려하면 현 시점을 매수 기회로 삼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태광산업과 롯데제과는 이날 각각 2.30%(2만8000원), 2.41%(3만3000원) 하락했지만 비교적 선전했다는 평가다. 이정기 SK증권 연구위원은 "롯데제과의 3분기 영업이익은 빙과류 제품 가격 인상에 힘입어 전년 동기보다 11% 늘어난 470억원으로 추정된다"며 "롯데그룹의 지배구조 개선 과정에서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기대도 최근 주가가 선전한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태광산업은 3분기 실적이 2분기보다 부진하겠지만 가격 매력이 충분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조승연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아크릴로니트(AN)와 테레프탈산(TPA) 가격 동향 문제로 3분기 영업이익이 사상 최고를 기록했던 전분기보다 37%가량 감소한 700억원 수준에 그치겠지만,이는 바닥 수준으로 추정된다"며 "올해 2000억원대 영업이익을 거둘 전망이며 우수한 재무구조 등을 고려하면 추가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