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국내증시는 최근 상승에 따른 숨고르기 장세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된다.

코스피 지수는 지난 14일 장중 연중 최고치를 재차 갈아치운 후 힘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펀드 환매와 함께 투신권 순매도 기조가 8거래일째 이어지는 등 기관 매물 부담이 지수를 압박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추석 연휴를 앞둔 현 시점에서 관망세 확산과 펀드 환매 기조, 최근 상승에 따른 가격 부담 등을 고려하면 잠시 쉬어가는 흐름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다만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풍부한 유동성과 안정적인 기업이익 등에 힘입어 상승 추세가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는 데 기대를 걸고 있다.

곽중보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기술적 분석상 지난해 9월부터 올해 7월까지 형성된 박스권의 상단을 돌파한 후 추세적인 상승을 지속하는 흐름"이라면서도 "한가위 연휴와 관련된 불확실성과 코스피 지수 1800선 이상에서 예상되는 펀드 환매 물량 출회를 감안하면 추석 연휴 동안 주식을 보유할 지, 그 전에 비중을 줄여야 할 지 걱정이 크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배성영 현대증권 애널리스트 역시 "펀드 환매 압력이 지수 상승의 속도를 제한할 것"이라며 "펀드 환매 압력에 따라 제한된 수급 여건이 투신권의 모멘텀(상승요인) 플레이를 유인하고 있기 때문에 업종별 수익률 차별화 현상도 좀 더 지속될 전망"이라고 예상했다.

업종·종목별 차별화가 기업실적 발표 시즌에 대한 기대를 일부분 선반영하고 있고, 추석 연휴기간의 시기적 불확실성을 고려하면 일부 차익실현을 병행하면서 연휴 이후 장세에 대비하는 전략도 유효하다는 조언이다.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는 8일째 자금이 빠져나갔다. 한국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3일 기준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한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 5342억원이 감소했다.

이는 코스피지수가 1800선에 재진입한 뒤 안착을 시도하자 수익을 회복한 펀드자금들이 일시에 환매에 나섰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주식형 펀드의 환매 물량 압박에 따라 당분간 제한적인 지수상승이 이어진다고 가정할 경우 최근 엔화 강세 등을 고려한 선택과 집중전략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권양일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수급 상황과 투자심리 측면에서는 당분간 엔화 강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관련 수혜주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더욱 높아질 것"이라며 "G3(미국·유럽·중국) 각국의 경기회복 양상과 엔화 강세, 실적추이 등을 함께 고려해 업종 및 종목을 선별해 나가는 전략이 유리하다"고 강조했다.

달러화 가치 하락과 안전 자산 선호 추세의 영향으로 금 가격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는 점은 투자심리에 부담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14일(현지시간) 12월 인도분 금값은 전날보다 24.60달러(2%) 상승한 온스당 1271.70달러에 거래를 마쳐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편 14일(현지시간) 미국 증시는 단기랠리에 따른 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혼조세를 나타냈다. 미국 다우존스 산업지수는 전날보다 0.17% 하락한 1만526.49로 장을 마쳤다. S&P500지수 역시 0.07% 밀렸고, 나스닥 지수의 경우 0.18% 상승 마감했다.

한경닷컴 오정민·변관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