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국내증시는 유럽발(發) 쇼크의 여진이 계속되면서 변동성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그리스 재정위기 사태가 스페인과 포르투갈로 급속 확산될 것이란 우려로 미국을 비롯한 주요 선진국 증시의 급락세가 계속되고 있고, 이런 여파로 국내증시의 외국인 매수세도 급격히 둔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전날 기금이 1500억원에 가까운 순매수로 시장 방어력을 보여주면서 60일 이평선을 지켜낸 만큼 증시 우호 세력의 지원과 이에 따른 하방경직성 유지 가능성도 열어둘 필요가 있다.

뉴욕 증시는 그리스 등 유럽국가의 재정 위기 여파로 3% 이상 급락했다. 다우지수는 장중 9%이상 폭락하며 1만선이 붕괴되기도 했다.

6일(현지시간) 미국 다우존스 산업지수는 전날 보다 347.80포인트(3.2%) 하락한 10520.32를 기록했다.

S&P500 지수도 37.75포인트(3.24%) 급락한 1128.15를 나타냈고, 나스닥 종합지수는 82.65포인트(3.44%) 떨어진 2319.64로 장을 마쳤다.

그리스 재정 긴축안이 그리스 의회를 통과했음에도 매도세는 지속됐다.

지난주 미국 신규 실업자수는 전주 보다 7000명 줄어든 44만40000명을 기록, 3주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지만 시장에 호재로 작용하지는 못했다.

뉴욕상품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원유(WTI) 6월물은 전날보다 4.6% 하락한 배럴당 76.12달러를 기록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추격매도 보다는 7일(현지시간) 예정된 독일의 그리스 지원법안 표결 결과 등을 지켜본 뒤 대응에 나설 것을 권고하고 있다.

또한 유럽발 악재로 국내증시가 크게 후퇴하고 있지만 코스피지수 1600선대 조정 후 재반전 시나리오는 여전히 유효한 상황이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초단기 매매자 입장에서는 낙폭과대 종목에 눈길이 쏠리겠지만 오히려 자동차를 선두로 정보기술(IT) 종목 등 기존 주도 종목에 대한 저가 분할 매수기회로 삼는 것이 바람직한 장세대응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 신한금융투자 "유럽發 악재, 주도株 저가 분할매수 기회"

신한금융투자는 그리스 재정위기에 대해 상황을 진지하게 지켜볼 필요는 있지만 유럽 각국의 승인 절차가 이어지면서 불확실성은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특히 이번 유럽발 위기로 글로벌 저금리 기조가 상당기간 유지되면서 국내 부동자금의 증시 유입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투자전략으로는 낙폭과대 종목에 눈길이 쏠리겠지만 오히려 자동차를 선두로 정보기술(IT) 종목 등 기존 주도 종목에 대한 저가 분할매수 기회로 삼을 것을 권고했다.

이선엽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독일의 그리스 지원법안 승인 표류는 정치적인 부담 때문"이라며 "오히려 위기의 확산이 해결의 시간을 앞당기는 촉매제가 될 수 있다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그리스 지원을 위한 유럽 각국의 의회 결의가 순차적으로 진행될 예정이어서 주 후반으로 갈수록 정치적 불확실성이 완화되고, 이에 따른 지수 반등이 모색될 것이란 주장이다. 다만 속단은 금물이고 상황을 진지하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 연구원은 "이번 위기로 인해 한창 목소리를 높였던 금리인상 주장이 사그라들 것으로 보인다"면서 "그만큼 저금리 기조가 유지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저금리 기조가 연장될 경우 저가 매수기회를 엿보던 시중 자금이 증시로 유입되면서 시장이 받은 충격이 악재 무게보다 덜할 것이란 분석을 내놓았다.

그는 또 "초단기 매매자 입장에서는 낙폭과대 종목에 눈길이 쏠리겠지만 오히려 자동차를 선두로 정보기술(IT) 종목 등 기존 주도 종목에 대한 저가 분할 매수 기회로 삼는 것이 바람직한 장세대응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 신영증권 "1600선대 조정 후 재반전 시나리오 유효"

신영증권은 유럽발(發) 악재로 국내증시가 크게 후퇴하고 있지만 코스피지수 1600선대 조정 후 재반전 시나리오는 여전히 유효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유럽 사태의 확산 여부를 주목해야 하겠지만 투자자들은 위험에 대해 극단의 상황을 가정하고 이를 미리 반영하는 특성이 있다"면서 "이는 코스피지수 1600선대 탈출에 다소 시간이 필요한 이유"라고 말했다.

김 팀장은 "하지만 국내증시는 코스피지수 1600선대에서 유럽 리스크를 주가에 반영시키면서 새로운 국면전환을 모색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글로벌 출구전략 지연과 함께 재차 유럽위험이 완화되는 시점을 기점으로 한국증시는 유동성 랠리를 재발진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저금리 기조가 유지되는 가운데 주식과 대체 관계에 있는 은행 예금과 부동산 등 경쟁자산의 기대수익률이 현저하게 하락하고 있다"면서 "이런 상황은 유럽 위험과 같은 외부 충격으로 주가가 1600선대에서 조정을 받을 때가 주식 중심의 자산배분 전략을 구축하기가 좋은 시기"라고 덧붙였다.

◆ 현대증권 "추격매도 자제 구간..확인 후 대응 필요"

현대증권은 유럽발(發) 위기가 확산일로를 걷고 있지만 추격매도 보다는 위기 완화 여부를 확인하고 대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유수민 현대증권 연구원은 "유럽발 재정리스크 확산 우려는 외국인의 대규모 순매도로 이어져 전날 코스피지수가 2% 가까이 하락했다"면서 "하지만 기금이 1500억원에 가까운 순매수로 시장 방어력을 보여주면서 60일 이평선은 지켜냈다"고 말했다.

유 연구원은 "펀더멘털(기초체력) 개선을 바탕으로 한 경기회복은 여전히 유효한 상황"이라며 "4월 ADP 전미고용보고서(민간고용)가 시장 예상을 상회하며 3개월 연속 증가하는 등 주말 미 고용지표 발표를 앞둔 양호한 매크로 지표도 긍정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위험자산 선호도 하락은 국내증시에서 외국인 매도 또는 매수세 둔화로 이어질수 있는 상황"이라며 "하지만 추격 매도보다는 우선 독일 의회의 그리스 지원법안 표결 이후 위기 완화 여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 한양증권 "기간조정..저점매수 구간은 1660선 부근"

한양증권은 코스피 지수의 기간 조정이 진행될 전망인 가운데 1660선 부근이 저점 매수 구간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증권사 김지형 애널리스트는 "코스피 지수가 변동성 확대 구간에 진입했고, 단기 바닥 확인은 여러 번에 걸친 다중 형태가 될 전망"이라며 "조급하게 주식비중을 늘리기보다는 기간 조정을 염두에 두고 시간을 들여 분할매수로 접근하는 전략이 적절하다"고 밝혔다.

미국 오바마 정부와 금융기관의 대결구도가 금융주에 불확실성 요인이고, 그리스 재정위기의 경우 국면이 전환되기까지 시간이 필요하다는 관측이다.

그러나 그는 "세계 유동성과 기업 실적이 견고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중기추세가 몰린 코스피 지수 1660선 전후는 저점매수 구간"이라며 "실적 측면에서 IT(정보기술), 자동차 업종을 선호하고, 단기의 경우 해당업종 내 중소형 부품주를 추천하며 대형주는 중기 관점"이라고 강조했다.

한경닷컴 변관열 기자 b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