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디스가 한국의 신용등급을 A1으로 상향조정한 것에 대해 14일 증시 전문가들은 외국인의 '바이 코리아'에 힘을 보탤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최근 코스피 지수가 연중 최고치를 경신할 만큼 상승하는 등 이미 주가에 선반영된 감이 있어 큰 호재로 작용하기는 힘들다고 전망했다.

◆ 외국인 '바이 코리아' 지속

증권사 리서치센터장과 자산운용사 펀드매니저들은 이번 등급 상향이 ""최근 한국의 기초체력(펀더멘털)이 꾸준히 좋아지고 있다는 방증"이라며 외국인에 의한 매수세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김승현 토러스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외국인 매수세 유입에 더불어 국내 투자자들도 적극적으로 매수에 나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재훈 대우증권 투자전략부장은 "이번 신용등급 조정은 최근 외국인의 한국 주식 매수에 대한 동의"라며 "글로벌 유동성이 양호하고 아시아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의 관심이 꾸준히 지속되고 있기 때문에 증시에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자산운용사의 펀드매니저 역시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했다.

강신우 한국투신운용 부사장은 "앞으로 은행주들의 전망은 긍정적"이라며 "외화차입 부분에서 조달금리가 낮아지는 효과 등을 보게될 것"으로 예상했다.

박찬 교보악사자산운용 인덱스운용팀장은 "시장 전체적으로는 호재가 분명하다"며 "증시 박스권이 상향조정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수혜를 받는 업종은 차별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은행주는 유망할 것으로 보이지만 나머지 업종은 최근의 급등으로 부담스럽다"고 덧붙였다.

예견된 이슈 "영향 제한적"

하지만 긍정적인 수급 효과에도 불구하고, 이미 한국 증시가 상당히 오른 만큼 큰 폭의 급등은 힘들 것이라는 의견도 많았다.

조재훈 부장은 "주가는 선행성이 있기 때문에 상당 부분은 이미 최근 외국인 매수나 주가 상승에 반영된 감이 있다"고 판단했다.

이종우 HMC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역시 "무디스의 한국 신용등급 상향 조정 이슈가 이후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전망"이라며 "이날 증시에 미친 영향이 대부분일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신용등급이 이미 상당히 높은 상황에서 추가 상향된 것으로 증시에 추가적인 모멘텀으로 작용하기에는 영향력이 부족할 전망"이라고 관측했다.

송성엽 KB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 상무도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송 상무는 "신용등급 조정은 후행적으로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며 "이미 주식이나 채권 시장은 이미 이 같은 상향조정 분위기가 반영된 상태"라고 진단했다.

또한 은행주와 관련해서도 긍정적인 효과가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은행의 외화차입이 많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실질적인 이익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다만 키코 관련 손실이 빨리 없어질 수 있다"고 전했다.

국제 신용평가사인 무디스는 14일(현지시간) 한국의 신용등급을 A2에서 A1으로 상향조정했다. 신용등급 전망은 '안정적(stable)'을 유지했다.

무디스는 "정부의 재정적자에도 불구하고 한국이 글로벌 경제위기에서 신속한 회복능력을 보여준 데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한경닷컴 김하나·오정민·김다운·김효진 기자 han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