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국내증시는 추가 반등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코스피지수가 전날 장중 1700선을 밑도는 등 불안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20일 이동평균선을 지켜냈고, 기존 주도주(株)인 정보기술(IT)과 자동차 업종이 반등세를 보여 추가 상승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세계 최대 반도체 업체인 인텔의 '깜짝 실적'도 투자심리 개선에 도움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인텔은 지난 1분기 순이익이 24억4000만달러(주당 43센트)로 전년동기 6억2900만달러(주당 11센트) 대비 4배 가까이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문가 예상치인(주당 38센트)를 웃도는 것이기도 하다.

뉴욕 증시는 이 같은 인텔의 실적 개선 기대에 힘입어 4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13일(현지시간) 미국 다우존스 산업지수는 전날보다 13.45포인트(0.12%) 상승한 11019.42를 기록했다.
S&P500지수는 전날보다 0.82포인트(0.07%) 오른 1197.30을 나타냈고, 나스닥 종합지수는 8.12포인트(0.33%) 상승한 2465.99로 장을 마쳤다.

이날 뉴욕증시는 전날 장 마감후 발표된 미 최대 알루미늄업체 알코아의 지난 1분기 실적이 예상보다 부진한 것으로 나타나자 하락 출발했다. 하지만 인텔이 장 마감 후 깜짝실적을 내 놓을 것이란 기대에 기술주와 소비관련주가 오르며 지수를 끌어올렸다.

증시 전문가들은 인텔의 실적발표 이후 미국 증시 반응에 주목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시기적으로 실적시즌 초기라는 점과 비중 측면에서도 실적전망이 좋은 IT업종 대표주라는 점에서 이번 실적시즌에 대한 시장 반응을 확인할 수 있는 주요 변곡점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동양종금증권 "IT·車 중심 중장기 상승추세 유효"

동양종금증권은 IT(정보기술)와 자동차 등 기존 주도 업종을 중심으로 한 증시의 중장기 상승 추세 전망이 유효하다고 분석했다.

이 증권사 조병현 애널리스트는 "원·달러 환율 급락에 대한 불안과 기존 주도 업종을 중심으로 외국인의 매수세가 둔화된 점에 따른 부담 등이 현재 증시의 상승 시도를 가로막고 있다"면서도 "이 같은 부담의 영향이 단기에 그칠 전망이고, 주도 업종들의 하락은 가격 부담을 해소하는 과정으로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주도업종들이 조정 움직임을 보였고 원·달러 환율 하락으로 외국인의 차익실현 욕구가 자극될 만한 상황에서 부분적인 차익실현 물량이 나왔다고 판단된다는 설명이다.

또한 외국인 투자자가 최근 2일간 전기전자 및 운수장비 업종에서 순매도한 금액은 각각 407억원과 150억원으로, 지난달 동안 각각 1조9000억원과 6500억원을 순매수 한 것에 비해 절대규모 측면에서 크지 않은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국내 IT업종과 자동차 업종이 해외의 같은 업종군과 비교해 밸류에이션(실적대비 주가수준) 측면에서 메리트가 있고, 최근 나타났던 업종지수 하락으로 인해 가격 부담도 일정 부분 해소됐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해당 업종에 대한 외국인의 순매수는 금명간에 재차 형성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현대증권 "외국인 매도, 기조적 변화는 아냐"

현대증권은 최근 외국인 순매도 전환이 기조적 변화는 아니라는 판단이라고 밝혔다.

배성영 현대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이 이번주들어 2거래일간 매도세를 보이고 있지만 그 규모를 고려할 때 매수 기조 자체의 전환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판단된다"면서 "위안화 절상 압력 고조에 따른 원화의 빠른 강세가 외국인의 국내증시에 대한 환차익 욕구를 자극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정보기술(IT)과 자동차 등 기존 주도주들의 이탈 가능성도 낮게 판단했다.

배 연구원은 "최근 주도주의 하락은 펀더멘털(기초체력) 측면보다는 환율변화에 따른 심리와 수급 측면이 강하게 작용했기 때문"이라며 "삼성전자의 지난 1분기 실적 가이던스에서 확인했듯이 1분기 실적내용이 환율효과가 크게 작용한 지난해 3분기 실적을 뛰어넘는 호실적이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제는 인텔의 실적발표 이후 미국증시 반응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면서 "시기적으로 실적시즌 초기라는 점과 비중 측면에서도 실적전망이 좋은 IT업종 대표주라는 점에서 이번 실적시즌에 대한 시장 반응을 확인할 수 있는 주요 변곡점이 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 우리투자증권 "실적시즌, 업종 수요회복 점검 기회"

우리투자증권은 기업의 1분기 실적 발표를 통해 업종 수요회복 등을 점검, 투자기회를 판단하라고 조언했다.

이 증권사 권양일 애널리스트는 "최근 원·달러 환율 변동이 위안화 절상 가능성이라는 일시적인 요인에 의한 것일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환율 영향에 대한 과대평가보다는 신흥 시장의 신규 수요와 선진국의 기존 수요 회복효과를 만끽할 수 있는 업종에 대해 관심도를 유지해 나가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1분기 실적 발표 시기는 원화 강세가 상당부분 진행된 가운데 실적이 발표된다는 점에서 수요 회복과 실적 개선폭을 점검하는 중요한 계기로 작용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후 실적이 꾸준히 개선될 것으로 기대되는 업종 및 종목에 대해서는 매수 기회를 노릴 필요가 있다고 권 애널리스트는 조언했다.

최근 외국인 투자자들의 IT(정보기술), 자동차 등 수출업종 매도가 세계 증시의 조정 가능성과 실적 발표시기를 맞이해 높아질 수 있는 주가 변동성 확대에 대비한 단기 대응일 가능성이 높아 조정을 이용한 선도주 매수 전략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판단이다.

그는 "다만 선진국 증시가 리먼브러더스 사태 이전까지 회복하며 상승 탄력이 다소 둔화될 수 있고, 외국인 매수세가 약화되고 있는 시점임을 고려해 선도업종 내에서도 밸류에이션(실적대비 주가수준) 메리트가 충분한 종목을 중심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며 "선도주와 주변주 간 가격 차이를 고려한 순환매 가능성도 열어둘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한경닷컴 변관열 기자 b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