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수익률 높아 고정수입 투자자들 몰려
올해 말 부동산경기 회복 전망도 일조

미국에서 주택가격이 계속 떨어지고 상업용 부동산시장이 붕괴할 것이라는 우려가 가시지 않고 있지만 올들어 부동산 관련주식이 급상승세를 타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언뜻 믿어지지 않지만 주식 시세표를 들여다보면 사실임을 알게 된다.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된 부동산부문 상장지수펀드(ETF)인 IRY ETF(iShares DJ US Real Estate Exchange-Traded Fund))는 상장 부동산주식의 75%를 편입하고 있는데 이 IRY ETF는 올들어 현재까지 9%나 올랐다.

또 각종 부동산투자신탁회사(리츠)들도 호조를 보이고 있다.

주로 쇼핑센터에 투자하는 리츠인 킴코 리얼티는 올해 주가가 25% 올랐으며 호텔 회사인 호스트호텔 앤 스파도 25% 상승했다.

사무용 부동산 리츠인 보스턴부동산은 약 15%가 올랐다.

부동산 시장이 호전되지 않았는데도 리츠 주식이 인기를 끄는 이유는 무엇보다도 배당 수익률이 높기 때문이라고 CNN머니가 30일 분석했다.

리츠는 세금부과 대상이 되는 수입의 90% 이상을 배당으로 지급한다.

연방정부에 세금을 내는 대신 투자자에게 배당을 해주기 때문에 배당 수익률이 꽤 높아 현재와 같은 저금리 상황에서 고정수입을 얻으려는 투자자들이 몰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현재로선 리츠의 배당수익률이 채권수익률보다 높다.

한 예로 IYR ETF의 배당수익률은 4.5%로 10년만기 미 재무부 채권의 수익률 3.9%에 비해서 높다.

네드 데이비스 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1972년부터 계산했을 때 꾸준히 배당을 늘려온 주식의 연 평균 수익률은 9.3%로 S&P 500 지수에 편입된 주식의 평균 수익률 7.1%를 능가했다.

따라서 주식시장 전망이 불투명하고 금리도 낮을 때 지속적으로 높은 배당을 해주는 주식에 투자하는 게 장기 투자 전략으로 적합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높은 수익률 말고도 리츠가 주식시장에서 투자자들의 인기를 한몸에 받는 이유가 또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비록 현재의 경기상황이 불투명하지만 상당수 투자자가 올해 말이나 내년에는 경기가 좋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이렇게 되면 부동산경기도 침체상황에서 빠져나올 수 있을 것을 보고 리츠에 투자한다는 것이다.

시애틀에 있는 에지 애셋 매지니먼트사의 질 커니프 사장은 "상업용 부동산시장 붕괴에 대한 우려가 있지만 우리는 이런 우려가 상당 부분 과장된 것으로 생각하고 있으며 시장상황도 어느 정도 풀릴 것으로 기대한다"며 "만일 투자자들이 매물이 대량으로 쏟아질 때를 기다리고 있다고 한다면 지금 리츠로 몰려들고 있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클랜드의 애덜런트 캐피털 매니지먼트사의 정 현 사장은 꾸준히 배당을 해주는 유틸리티 종목의 주가는 리츠와 달리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점을 상기시키면서 그간 경기침체로 쇼핑센터, 아파트, 호텔, 사무용 빌딩 등의 신축 붐이 없었다는 점은 부동산가격 안정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아울러 부동산 회사들의 합병 움직임도 리츠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작년 파산했던 쇼핑몰 소유회사 제너럴 그로우스 프로퍼티가 시몬 프로퍼티 그룹의 인수의사 표명 후 급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것을 예로 들었다.

그러나 리츠 주식이 계속 오를 것이라는 전망에 부정적인 견해를 표시하는 전문가들도 적지 않다.

이들은 리츠 주가가 이미 상당 부분 올라 더는 오를 가능성이 낮으며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 대한 우려는 여전히 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지적한다.

시카고의 해리스 프라이빗 뱅크의 수석투자 책임자인 잭 앨빈은 "펀더멘털이 아직 그다지 많이 개선된 것으로 보이지 않으며 부동산 시장이 여전히 취약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1년 전엔 싸게 보였던 주식이 지금은 과대평가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신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