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의 네오세미테크는 누구?"

24일 코스닥 시장은 그야말로 혼돈의 도가니였다. 하한가 종목만 50개에 달했다. 시가총액 4000억원에 달하는 네오세미테크를 비롯해 단성일렉트로닉스, 보홍, 브이에스에스티 등이 하한가로 추락했다.

이들 업체들은 감사보고서 제출시한인 지난 23일까지 감사보고서를 제출하지 않았거나 감사의견 '거절'을 받은 업체들이다.

이 중 네오세미테크의 '감사거절' 충격은 개미투자자들 뿐만 아니라 펀드투자자까지 옮아가는 양상이다.

일반 주식형펀드에 이 종목을 포함시킨 펀드는 없었지만, 상장지수펀드(ETF)에서 두 개가 발견됐다. '유리TREX중소형가치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주식]'과 '동양FIRST스타우량상장지수증권투자신탁(주식)'다.

실제 이날 TREX 중소형가치는 전날보다 185원(3.31%) 떨어진 5400원을 기록했다. 코스닥 시장의 하락률(-1.26%) 보다 큰 수준이다. FIRST스타우량은 190원(1.14%) 내린 1만6415원을 나타냈다.

펀드매니저가 투자를 결정하는 펀드라면 기업을 면밀히 살피지 못한 책임을 물을 대목이다. 그러나 ETF는 지수를 자동을 추종하는 시스템이다보니 '지수'를 따져볼 수 밖에 없다.

TREX 중소형가치는 MKF 중소형 가치지수를, FIRST 스타우량은 MF스타우량지수를 각각 추종하고 있다. 보통 하나의 지수를 추종하는 펀드는 여러개이기 마련이지만 유독 이들 지수를 추종하는 펀드는 각각 하나씩에 불과하다. 이는 지수를 만들면서 펀드를 억지로 설정하다보니 생긴 현상이다.

하지만 이들 지수들을 담당하는 업체들은 기업을 탐방하거나 모니터링을 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수는시가총액이나 업종 내 상위기업을 중심으로 지수를 꾸리고 있기 때문이다. 다시말해 만들어만 놨을 뿐 누구하나도 운용결과에 책임을 물을 곳이 없다는 얘기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ETF가 저렴한 수수료와 거래의 편의성으로 최근 무분별하게 커진 면이 있다"면서 "주식형펀드를 고를 때 펀드매니저를 살피듯이 ETF를 고를 때에는 추종지수를 꼼꼼히 챙겨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경닷컴 김하나 기자 han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