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생명의 공모가가 예상치를 하회함에 따라 대주주인 한화 주가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대한생명 공모가는 지난 주말 장 마감 후 당초 회사 측 희망가격(9000~1만1000원)을 밑도는 8200원으로 확정됐다. 이에 대해 전용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7일 "8200원으로 결정된 대한생명의 공모가는 사업의 성장성이나 기업가치를 감안할 때 크게 낮은 수준은 아니다"며 "확정된 공모가가 예상 밴드를 밑돌긴 했지만 오히려 상장 이후 양호한 주가 흐름을 보일 가능성은 커졌다"고 지적했다. 중장기적으로는 대한생명의 기업가치가 추가로 반영되면서 한화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전 연구원은 "기관이나 개인의 참여 열기가 높다는 점에서 공모 물량은 무난히 소화될 것으로 보이고 오는 17일께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될 예정인 대한생명의 시초가는 1만원 선 전후에서 형성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상장 이후 주가가 강세를 보일 경우 예금보험공사에서 보유 지분을 장내 매각해 공적자금을 회수할 수 있게 된다는 점도 기대되는 대목이란 설명이다.

반면 한화 주가가 대한생명 상장에 대한 기대로 지난해 큰 폭으로 오른 만큼 단기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있다는 지적이다. 김장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공모가가 기대치를 밑돌면서 한화 주가는 당분간 최근의 조정 국면을 이어갈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당장 한화의 기업가치에 영향을 미칠 만한 변수는 아니지만 기대감이 컸던 상황이어서 한차례 조정을 받은 이후 대한생명의 시장가치가 제대로 반영되며서 주가가 제자리를 찾아갈 것이란 분석이다.

대우증권을 주관사로 9~10일 일반 청약을 받는 대한생명의 상장 후 지분율은 한화 23.3%,한화건설 26.1%,예보 20% 등이다. 지난 주말 한화는 2.37% 오른 7만3500원으로 마감했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