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애플 아이폰 앱스토어용 게임만 지난해의 두 배인 16개를 내놓을 계획입니다. 여기에 안드로이드 · 바다 등 신규 스마트폰을 위한 게임도 10개 이상 준비 중이어서 경쟁사를 압도할 자신이 있습니다. "

국내에서 원조 모바일 게임업체로 꼽히는 컴투스 박지영 대표(35 · 사진)는 지난달 25일 서울 가산동 본사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올해 모바일 게임시장은 격변기를 맞겠지만 우리 회사는 양과 질에서 경쟁사를 압도하는 신작들을 준비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박 대표는 스마트폰 외에 "기존의 국내 이동통신사용 모바일 게임도 13개를 출시할 예정이며 이 외에 새로 뛰어든 온라인 게임도 지난달에 상용화한 '골프스타'에 이어 '컴온베이비'를 2분기에 내놓을 것"이라며 자신감에 넘쳤다.

컴투스는 국내외 주요 이통사를 통해 모바일 게임을 서비스하고 있는 국내 1위의 모바일 게임업체다. 박 대표는 1998년 캠퍼스 커플(고려대)인 이영일 부사장과 회사를 설립한 뒤 1999년 국내에서 처음으로 휴대폰용 게임을 선보였다. 2000년엔 세계에서 최초로 '자바(Java)' 언어로 만들어진 모바일 게임을 서비스했다. 이 회사는 2007년 모바일 게임업체로는 최초로 코스닥시장에 상장했다.

컴투스는 지난해 4분기 매출 78억원 가운데 해외 매출비중이 20%에 달할 만큼 해외시장에서도 인정받고 있다. 야구게임인 '홈런배틀 3D'는 애플 앱스토어 스포츠 장르 1위에 오르기도 했고 모바일 액션 롤플레잉게임(RPG)인 '이노티아'는 지난해 12월 출시 직후 이 부문에서 1위를 차지했다.

모바일게임 유통구조가 앱스토어 등 오픈마켓 형태로 변화하는 것은 이 회사에 좋은 기회로 평가된다. 박 대표는 "과거 이통사 중심의 시장에선 서비스를 하더라도 수익을 남기기 힘들었다"며 "앱스토어를 통해 사용자에게 직접 게임을 팔 수 있게 되면서 해외 시장 진출도 속도를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컴투스는 지난달 중순 애플 아이패드용 게임을 개발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며 주가가 급등하기도 했다. 박 대표는 "아이패드의 등장은 PC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20~30대 남성에 국한됐던 모바일 게임 사용자층을 여성과 노인,어린이로 확대시킬 것"이라며 "여성용 게임이 많고 네트워크 게임분야 경쟁력이 강한 컴투스엔 큰 기회"라고 자신했다.

증권업계에선 모바일 게임시장이 확대될수록 다양한 장르에서 강점을 지닌 컴투스의 수혜가 클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회사는 올해 매출은 지난해에 비해 27.1% 늘어난 403억원,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두 배가량 급증한 120억원과 118억원을 거둔다는 목표를 내놨다.

지난해 실적은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각각 전년 대비 42.9%,24.8% 줄어든 53억원,59억원에 그치는 등 다소 실망스러웠다.

그렇지만 박 대표는 이는 미래를 위한 투자의 결과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금의 컴투스를 있게 한 것은 경쟁사보다 한발 앞선 투자를 바탕으로 한 콘텐츠 개발능력이었다"며 "온라인 게임 시장 진출 및 대규모 인력 채용에 따른 비용 증가가 부담이 됐지만 이것이 거름이 돼 올해부턴 비약적인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2008년 말 215명에서 한 해 만에 250명 수준으로 직원 수를 크게 늘린 것도 변혁기를 앞두고 필수적인 투자였다는 설명이다.

모바일 시장에서 진행될 온라인 게임사와의 경쟁에 대해서도 박 대표는 자신있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모바일 게임시장에서 12년 동안 쌓은 컴투스의 경험과 모바일 기기에 대한 이해도는 대형 온라인 게임업체들이 넘보지 못하는 귀중한 자산"이라며 "지금은 너도나도 모바일 게임사업을 하겠다고 덤벼들지만 2~3년 뒤엔 대부분 정리되고 경쟁력 있는 소수의 기업만이 남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해 20% 수준을 나타내던 외국인 지분율이 14%대로 급감한 것에 대해선 상장 전 투자한 미국계 창업투자사가 차익실현에 나선 탓이라는 설명이다. 이에 대해선 오히려 악성매물이 사라졌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는 진단도 나온다.

박 대표는 "PC와 모바일의 벽이 무너진 데 이어 게임기와 모바일의 경계도 사라져가는 등 모바일 게임 시장이 확대되면서 컴투스로선 성장의 기회가 크게 늘었다"며 "모바일 분야 강점을 바탕으로 혁신을 계속해가며 세계적인 게임업체가 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재희 기자 joyj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