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정보기술)주가 2009년 마지막 거래일인 30일 오후 들어 외국인과 기관의 쌍끌이 매수에 큰 폭의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오후 2시15분 현재 외국인과 기관은 전기전자업종을 각각 452억원, 525억원 순매수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전기전자 업종지수도 1.50% 올라 코스피 업종지수 중 가장 큰 상승세를 기록 중이다.

외국인과 기관의 IT주에 대한 매수세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의 가격이 예상보다 강한 흐름을 보이고 있어, 실적개선 기대감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하이닉스는 전날보다 1050원(4.73%) 오른 2만3250원을 기록 중이다. 장중 2만3300원까지 올라 52주 신고가를 다시 쓰기도 했다. LG이노텍(2.80%), LG디스플레이(2.08%), LG전자(1.67%), 삼성전기(1.42%), 삼성전자(1.53%) 등도 동반 강세다.

삼성전자는 80만원 회복을 눈 앞에 두고 있고, LG이노텍은 장중 10만원을 회복하기도 했다.

이승우 신영증권 IT팀장은 "보통 IT업종은 12월에서 1월까지 재고조정 효과로 실적이 부진한 것인 통상적인 모습이었다"며 "그러나 올해에는 주요 세트업체들의 강한 수요로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의 가격이 강세를 유지하고 있어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 팀장은 "내년 장이 좋다면, IT가 주도주의 지위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했다.

연말 윈도드레싱 효과도 IT 강세의 주 요인으로 분석됐다. 송종호 대우증권 연구위원은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대형주의 수익률을 높이려는 기관들의 윈도드레싱 효과도 있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외국인의 현물매수와 개인의 선물 매수에 따른 프로그램 매수세의 유입도 IT업종의 상승세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심재엽 메리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이날 IT 강세의 가장 큰 요인은 프로그램의 힘"이라며 "금호그룹 관련 리스크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에 은행주가 반등하기 시작했고, 전기전자 등 시가총액이 큰 종목을 중심으로 프로그램 매수세가 들어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경닷컴 한민수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