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 컨소시엄이 총 400억달러(약 47조원)에 이르는 아랍에미리트(UAE) 원자력발전 플랜트 수주에 성공함에 따라 국내 증시에서는 수혜주 찾기가 한창이다. 이번 수주 자체도 대규모지만 앞으로 추가 수주도 가능할 전망이기 때문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우선 한국전력에 주목하고 있다. 유덕상 동부증권 애널리스트는 28일 "한국전력은 최초 원전 수출의 중심에 있다"며 "해외 원전 수출 본격화로 한국전력은 성장성이 확보됐다"고 평가했다.

한국전력은 2030년까지 전세계 원전 300호기 증설 예정(1조~1조2000억달러 추정)상황에서 최초 원전 수주에 성공했다는 것. 이후 요르단 및 인도 등의 신흥국 원전 추가 수출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판단이다.

신지윤 KTB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투자가 인식의 변화를 통한 밸류에이션 상승요인이 될 수 있다"며 "전력판매수익이 빠지더라도 티끌 모아 태산이라고 자문수수료만 챙기더라도 ‘한전 새로 보기’에 일조할 수 있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신 애널리스트는 "자회사 가치가 부쩍 커져서 이제 SOTP(Sum of Total Parts: 가치합산법)로 주가를 산정할 필요가 생겼다"며 "일 단 해외 발전사업을 재평가 해야하며 자회사 가치도 따로 반영시켜야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당장 원전설계 수혜주로 주가가 급 등한 한전기술의 장부가치는 580억원인데 시가로 보면 1조5000억원, 여기에 E&P 사업 및 부동산 사업(본사 부지 매각 등)도 SOTP 의 대상"이라고 덧붙였다.

김현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컨소시엄 구성원인 한전, 한전기술, 두산중공업, 삼성물산, 현대건설의 수혜는 의심의 여지가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우리투자증권은 "한국은 가격 경쟁력, 높은 기술력, 안정적 운영능력 등을 보유하고 있어 UAE 수주를 계기로 해외시장 진출을 늘려갈 것"이라며 관련주들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관련 종목으로 두산중공업, 비에이치아이, 티에스엠텍, S&TC, 신텍, 한전, 한전기술 등을 지목했다.

우리투자증권은 특히 두산중공업을 최대 수혜주로 꼽았다. 두산중공업의 경우, 원전 1기 수주시 전체 공사비의 25% 내외를 주기기 매출로 계상하기 때문에 이번 4기 수주 영향은 두산중공업의 2010년 예상순이익의 5% 수준에 이른다는 것. 2030년까지 UAE 원전 14기 모두를 수주한다면 총 매출액 11조3000억원, 영업이익 2조3000억원, 당기순이익 1조7000억원 등이 계상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현 연구원은 "특히 1기당 2000억원 수준의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한전기술의 매출 성장에 주목해야 한다"고 했다. 60년의 설계 수명 동안 유지와 보수를 통해 200억달러의 추가 수주가 예상되는 것을 감안하면 이 부문의 사업 주체인 한전KPS의 중장기 성장 모멘텀도 기대된다고 했다.

또 "국내 유일의 원자력발전설비 종합 제조기업으로, 원자로 보조기기 등의 제작ㆍ건설 분야의 독보적인 경쟁력을 갖춘 두산중공업에도 직접적 수혜가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이밖에도 보조기기 업체와 피팅 업체의 수혜도 가늠해 볼 수 있다는 진단이다. 김 연구원은 "열과환기와 베슬 등의 수요 발생은 이 분야의 기술경쟁력과 납품 실적을 보유한 비에이치아이, 티에스엠텍, S&TC 등에도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또 "원전의 파이핑에 소요되는 고부가 상품인 원전용 피팅의 매출 증가가 수익성 개선으로 확대될 수 있는 태광, 성광벤드 등의 수혜도 기대된다"고 했다.

최원경 키움증권 연구원은 "한국이 단독 수주했기 때문에 앞으로 원전 발주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확보했다"며 "장기적인 수혜 업체는 두산중공업과 BHI"라고 판단했다. 최 연구원은 "두산중공업과 BHI는 WEC-TOSHIBA 그룹으로부터 각각 원자로와 BOP 수주가 가능한 업체"라며 "원전 르네상스 시대의 장기 수혜가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 chs879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