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를 하는 사람들은 승리를 꿈꿉니다. 대박을 내거나,그 정도는 아니더라도 은행에 돈을 맡겨뒀을 때보다는 훨씬 높은 수익을 기대합니다. 하지만 현실은 냉혹하고 대박을 꿈꿀수록 쪽박을 차는 경우가 많습니다.

올해는 다행히 시장이 좋아 대박을 노렸던 투자자들이 상당한 이익을 냈을 것입니다. 코스피지수가 1200~1300선에서 움직이던 올해 초 주식을 공격적으로 매입했거나 빚을 내 아파트를 산 사람들은 따뜻한 겨울을 보내고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런 투자는 실패했을 때 충격이 너무 커 재기하기가 어렵습니다.

실제로 지난해에는 수많은 공격적 투자자들이 쪽박을 찼습니다. 이들이 떠나간 자리를 올해 외국인 투자자들이 싹쓸이했습니다. 주가가 올해 큰 폭으로 뛰었는 데도 큰 이익을 남긴 개미 투자자들이 적은 이유입니다.

위험을 지나치게 두려워한 사람들도 올해 상승장에서 재미를 보지 못했습니다. 금리가 너무 낮아 물가상승률조차 따라잡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시장을 비관하면서 펀드를 올해 초 정리한 사람들은 쓰디쓴 물을 삼켜야 했습니다. 머니마켓펀드(MMF)에 돈을 넣고 기다리던 사람들 중 많은 사람들이 기회를 놓쳤습니다. '투자의 적기(適期)가 왔다'고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는 순간 가격은 이미 많이 치솟아 올라 있습니다. 투자의 타이밍을 제대로 잡는 것은 매우 어렵다고 봐야 합니다.

용하다는 역술가를 찾아 '어떻게 하면 공부를 잘할 수 있습니까'하고 물었더니 '국 · 영 · 수를 중심으로 하라'는 점괘를 냈다는 우스갯소리가 있습니다. 지난해 글로벌 금융위기와 올해 회복기를 거치면서 더욱 단련되고 검증된 교훈은 '여윳돈으로 장기 분산투자를 하라'는 뻔한 원칙입니다.

국 · 영 · 수에서 좋은 점수를 받기 어려운 것 이상으로 장기 분산투자의 원칙을 지키기가 어렵습니다. 남들이 불안해하며 다 팔아치울 때 꿋꿋하게 견뎌야 하고,빚을 내 레버리지 투자효과를 누릴 때에도 욕심을 억누를 수 있어야 합니다. 내년에는 불안하게 큰 걸음을 내딛기보다는 안정된 자세로 장거리를 뛰는 훈훈한 재테크의 한 해가 되기를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