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주식시장이 기대 이상의 선전을 펼침에 따라 증권사와 자산운용사들이 출시한 히트상품도 잇따랐다.
주식 관련 상품의 대명사인 주식형 펀드는 올 들어 지난 22일까지 9조6982억원가량의 자금이 순유출되면서 우울한 한 해를 보냈다. 주가가 급반등하자 원금을 회복한 투자자들의 환매 행렬이 이어진 탓이다. 이런 가운데서도 삼성투신운용이 지난 8월 말 출시한 '삼성스트라이크펀드'는 많은 주목을 받았다. 2000년 '밀레니엄드래곤승천펀드'란 이름으로 첫 출시된 이 펀드는 설정액이 올해 8월 말 기준으로 114억원에 불과했지만 수익률은 전체 펀드 중 상위 3%에 들 정도로 양호했다. 이에 삼성투신은 펀드명을 '삼성스트라이크펀드'로 바꿔 새롭게 출시했고,4개월 만에 1000억원이 넘는 자금을 끌어 모았다.

중소형주를 선호하는 개인투자자들은 직접 투자에서 별 재미를 못 본 한 해였다. 펀드투자자들 역시 펀드 수익률 회복이 대형주 주가 상승률에 못 미치면서 그다지 만족스럽지 않았다. 이런 상황 때문에 올해는 '랩어카운트' 상품이 높은 인기를 끌었다. 랩어카운트는 증권사의 전문 운용자가 투자자 명의로 된 계좌의 자금을 주식 채권 등에 투자해주는 상품이다. 펀드와 달리 주식 채권 등에 대한 투자비중에 제한이 없고,개인의 별도 계좌를 전문가가 맞춤형으로 관리해준다는 점에서 '직접투자'와 '펀드투자'의 중간 정도의 성격을 지니는 상품이다. 대우증권이 출시한 랩어카운트 상품인 '마스터랩'은 올해도 부동의 1위를 유지했다. 12월 현재 잔고가 9조원 이상으로 증권사 전체 랩어카운트 시장의 45% 정도를 점유하고 있다.

증권사의 CMA도 올해 인기를 끌었다. 자본시장법 시행으로 증권사에 지급결제 서비스가 허용됨에 따라 CMA 기능이 은행 통장 수준으로 확장됐기 때문이다. 즉 각종 공과금 납부나 자금이체 등이 가능해진 것이다.

이에따라 증권사 전체 CMA 잔액은 작년 말 30조7000억원에서 11월 말 37조8000억원으로 23%가량 증가했고,계좌수도 795만개에서 984만개로 24% 정도 늘었다. 동양종금증권의 'W-CMA'는 예금자보호가 된다는 것이 장점으로 부각되면서 시장점유율 25%로 부동의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