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가 외국인과 기관의 쌍끌이 매수에 힘입어 '산타랠리'를 펼쳤다. 특히 외국인은 현물과 선물시장에서 6800억원 이상을 사들여 코스피지수를 1680선으로 끌어올렸다.

정보기술(IT) 자동차 철강 등 대형 우량주인 블루칩들이 동반 상승하며 줄줄이 연중 최고가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3조원대로 떨어졌던 거래대금이 회복세로 돌아섰고 IT 자동차 등 시장 주도업체들의 이익 전망도 긍정적이어서 상승 흐름이 내년 초까지 이어질 것으로 기대했다.

◆외국인 선물도 4000억원 넘게 사들여

24일 코스피지수는 20.99포인트(1.26%) 상승한 1682.34로 마감하며 사흘째 강세를 이어갔다. 외국인과 기관이 동시에 매수에 나서면서 박스권에서 횡보하던 지수가 단번에 1680선 위로 올라섰다.

외국인은 현물(2728억원)과 선물(4107억원)을 모두 순매수하며 오름세를 주도했다. 외국인의 대량 매수에 선물가격이 뛰면서 차익거래를 유발,프로그램으로도 7244억원의 자금이 유입됐다. 지난 9월30일(7250억원) 이후 최대 규모다. 연기금과 투신을 포함한 기관은 3802억원어치의 주식을 사들였다.

IT 자동차 철강 등을 중심으로 블루칩들이 줄줄이 신고가로 치솟았다. 현대차는 15년 만에 파업 없이 임금협상을 타결했다는 소식에 4% 가까이 오른 12만1000원으로 거래를 마쳐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기아차가 한때 2만900원까지 오르며 52주 신고가에 올랐고 현대모비스도 나흘째 강세를 이어갔다.

포스코는 전날 2년여 만에 60만원 선을 상향 돌파한 데 이어 이날도 61만6000원으로 1.32% 오르며 1년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제일모직 롯데삼강 삼성카드 아모레퍼시픽 등도 일제히 뜀박질하며 신고가 행렬에 이름을 올렸다. 이 밖에 삼성전자가 79만원으로 0.77% 상승 마감했고 하이닉스LG디스플레이는 각각 1.36%와 0.91% 오르며 연중 최고치에 바짝 다가섰다.

김성봉 삼성증권 연구원은 "크리스마스 연휴를 시작으로 연말 휴가시즌에 들어가는 외국인이 블루칩에 대해 막바지 매수 주문을 쏟아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는 외국인이 연말은 물론 다음 달 증시 전망을 좋게 보고 있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그는 "외국인뿐 아니라 기관들도 내년 초 발표될 4분기 이익 전망치가 상향 조정되고 있는 자동차와 실적 호조가 기대되는 IT 및 철강주들을 바스켓으로 대량 매수하고 있다"고 전했다.

◆연초에도 블루칩 전망 쾌청

전문가들은 대형 우량주의 강세 현상이 내년 초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특히 원 · 달러 환율의 안정세로 IT 자동차 등 수출주들의 주가 전망이 밝다는 분석이다.

원상필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거래대금이 아직 소강상태지만 외국인은 물론 자금 여력이 부족한 기관들도 주도주는 지속적으로 사들이고 있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IT 업종은 주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이익 개선 속도가 빨라 1년 후 이익 기준으로 주가수익비율(PER)이 10.5배로 최근 5년 사이 최저 수준이란 점이 돋보인다는 평가다. 원 연구원은 "IT 업종의 외국인 지분율은 37%로 2004년 4월의 고점인 52%에 비해 크게 낮아 내년에도 외국인의 매수세가 꾸준하게 유입될 것"으로 전망했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분석부장은 "미국 나스닥지수가 4일 연속 강하게 상승하며 연중 최고점을 경신해 국내 증시에서 IT주가 새해에도 주도주 역할을 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실제 지난 22일 1분기(9~11월) 실적을 내놓은 반도체업체 마이크론테크놀로지는 3년 만에 분기 기준으로 흑자로 돌아섰으며 주당순이익도 시장 예상치의 3배를 넘었다.

박성훈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연말 휴가시즌을 감안하면 지수보다는 종목 위주로 접근하되 외국인과 기관이 동시에 사고 있는 IT 자동차 등 수출주와 관련 부품주,소재주 등에 관심을 갖는 전략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박해영/강지연 기자 bono@hankyung.com
외국인·기관 '쌍끌이'…블루칩 줄줄이 신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