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광고대행회사 제일기획은 이건희 삼성그룹 전 회장의 차녀 이서현 제일모직 전무가 최근 제일기획 전무까지 겸임하게 되면서 주목받고 있다. 내년도 실적 개선이 두드러질 것이란 평가가 잇따르고 있는 상황에서 오너 3세의 경영참여로 성장세에 탄력이 붙을 것이란 기대가 높다.

제일기획은 글로벌 창의적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이 전무를 기획담당으로 영입했다고 밝히고 있다. 이 전무의 영입으로 삼성그룹 내부 계열사들에 대한 제일기획의 영업력이 한층 강화될 것이란 게 업계안팎의 관측이다.

글로벌 경제위기가 완화되면서 내년 광고시장도 순환적인 회복국면으로 진입할 전망이다. 특히 내년은 동계올림픽(2월),남아공 월드컵(6월),광저우 아시안 게임(11월) 등 대규모 스포츠 행사가 줄줄이 잡혀 있어 글로벌 기업들의 광고수요도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미디어 환경의 변화도 제일기획의 점유율 향상으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는 분석이다. 가상 · 간접광고 허용,신규 방송 사업자 진입 등 미디어법 개정과 규제완화로 신규 광고주가 유입되기 때문이다.

이남령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한 개 혹은 복수의 민영 미디어렙(방송광고 판매 대행사)이 도입되고 종합편성 등 신규 채널이 추가되면 광고 판매영역이 더 확대되고 매체간 연계판매도 활성화 될 것"이라며 "자금이 풍부하고 광고주들의 선호도가 높은 선두 광고업체의 점유율이 더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제일기획은 해외 광고업체 인수합병(M&A)을 통해 글로벌 회사로서의 장기 성장성도 확보해 가고 있다. 지난해 11월 영국 광고대행사 BMB에 이어 지난 9월에는 OTGC의 경영권과 지분 58%를 사들였다. 이달 초에는 미국 디지털 광고대행사 TBG(바바리안그룹)를 인수했다. 2001년 설립된 TBG는 소비자와 상호의사소통이 가능한 차세대 방식의 '인터랙티브 광고'를 추구하는 회사로 GE 애플 CNN 유튜브 등 유수의 기업들을 광고주로 확보하고 있다. 이 연구원은 "그동안 해외에서 삼성 계열 광고주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지만 향후 비계열 광고주 개발이 더 수월할 것"이라며 "해외시장 성장성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