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재평가로 막대한 차액을 얻는 기업들이 주목받고 있다. 재평가 차액이 시가총액을 넘는 기업까지 나왔다. 결산기 말을 앞두고 재평가를 결정한 기업이 잇따르자 숨어 있는 자산주를 찾으려는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2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자산재평가 결과 차액이 크게 발생한 기업들의 주가가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 8일 자산재평가에 따라 124억원의 차액이 발생했다고 공시한 유나이티드제약은 공시를 전후해 강세를 보이며 이달 주가상승률이 17.61%에 달한다. 유가증권시장의 삼화페인트,코스닥시장의 현대정보기술 등도 12월 들어 10% 내외의 주가 상승을 보였다.

삼화페인트는 시가총액 1011억원에 육박하는 816억원이 차액으로 발생해 공시 다음 날인 지난 2일 1년 신고가인 4540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패션아울렛 전문기업인 세이브존I&C는 전국 지점의 부동산을 재평가한 결과 시총의 1.5배 수준인 1274억원을 차액으로 거둬 주가가 크게 출렁이기도 했다.

이날 공시한 유가증권시장의 동양석판SJM,코스닥시장의 동아화성 등 자산재평가에 나서는 기업도 크게 늘고 있다.

이달 들어 자산재평가 실시를 결정한 기업은 모두 34개(유가증권 27개,코스닥 7개)로 올 들어 가장 많았던 지난 11월의 22개(유가증권 13개,코스닥 9개)를 이미 넘어섰다.

2011년 국제회계기준(IFRS) 도입을 앞두고 공정가치로 자산을 평가해야 할 필요성이 커진 데다 재무구조 개선효과도 거둘 수 있어 기업들의 자산재평가 결정이 줄을 잇고 있다는 설명이다. 상장사의 한 관계자는 "최근 공시 담당자들끼리 모이면 업력이 오래된 회사일수록 자산재평가 이슈가 단연 화제"라고 전했다.

지난 17일 자산재평가 결정 공시를 내놓은 일진전기는 회사 측에서 차액이 1610억원에 달할 것이라는 예비 감정 결과를 내놓으며 나흘째 올랐다.

이병준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재평가를 하게 되면 자기자본이 늘어 각종 투자지표가 개선되는 효과가 있다"며 "기업으로서도 은행으로부터 대출 등을 받을 때 유리한 조건으로 이자비용 감소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착시현상일 뿐이라는 비판도 있지만 시총 대비 거액의 차액이 나오는 기업은 숨겨진 자산주로서 매력이 충분하다는 평가다. 이선엽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차액이 시총보다 크다는 것은 그만큼 시장에서 자산가치를 제대로 평가하지 못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풀이했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해성산업 코원 등 전통적 자산주들에도 관심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조재희 기자 joyj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