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를 앞두고 거리엔 연말 분위기가 흠씬 묻어나고 있다. 주식시장도 거래일 기준으로 올해 장마감까지 나흘밖에 남지 않았다. 연말에 챙겨야 할 것을 짚어보고 연초를 대비하는 투자전략을 세워야 할 시점이다.

올해 주식시장은 금융위기 과정에서 경쟁력이 강화된 업종 대표기업들에 외국인의 매수세가 몰리면서 기대 이상의 선전을 했다. 또 최근 들어서는 그동안 소외돼 있던 중소형주도 선전하는 모습이다. 시장 전체적으로 보면 내년은 올해보다 못한 한 해가 될 것이란 전망도 있고,같은 업종 안에서도 실적 모멘텀이 차별화될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따라서 내년에는 올해보다 더 현명한 투자전략이 요구된다는 지적이다.

◆연말 펀드환매 · 배당투자 시점 유의를

올해 마감을 앞두고 몇 가지 주의할 사항이 있다. 우선 올해 증시는 이달 30일 폐장한 뒤 내년 1월4일에 개장한다. 따라서 12월 결산 기업의 주식 또는 현금 배당을 받으려면 영업일 기준으로 폐장 이틀 전인 이달 28일까지 주식을 매수해야 한다. 배당금은 주주총회에서 배당금 지급을 의결한 후 2개월 안에 지급하기 때문에 내년 3~5월에 증권계좌로 입금된다.

국내 주식형펀드 가입자가 올해 안에 돈이 필요하다면 크리스마스 이브인 24일까지 환매신청을 마쳐야 한다. 국내 주식형펀드나 주식편입 비율이 50% 이상인 주식혼합형펀드의 경우 24일 오후 3시 이전에 환매를 신청하면 28일 기준가격을 적용받아 30일 환매대금을 지급받을 수 있다. 오후 3시가 넘어 신청할 경우엔 환매 신청 4영업일인 30일에 돈을 찾을 수 있지만,이 경우 29일 기준가를 적용받게 된다. 하지만 5일 환매제를 적용하는 일부 펀드는 24일 오후 3시 이후에 환매 신청을 할 경우 내년 1월4일에나 돈을 찾을 수 있어,투자펀드의 환매일정을 미리 확인할 필요가 있다.

◆중소형주는 선별적 강세 이어질듯

국내 주식시장은 이달 들어 활기를 되찾았다. '두바이사태'에 따른 충격파로 급락했던 코스피지수는 강한 반등 탄력을 보여주면서 지난 10일에는 1650선을 회복했다. 이에 따라 9월 하순 이후 약 3개월째 지속된 조정국면이 끝나고 '연말 랠리'가 시작되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이 고개를 들었다. 그러나 이달 중순 들어 코스피지수는 그동안의 단기 급등에 따른 부담 등으로 소폭 조정을 받았다.

반면 최근 6개월간 소외됐던 중소형주들이 주목을 받으면서 코스닥지수는 지난 14일 500선을 돌파한 이후 상승세다. 이재만 동양종금증권 연구위원은 "기관투자가들이 연말 수익률 제고를 위해 그동안 상대적으로 상승폭이 작았던 중소형주를 사들임에 따라 대형주와 중소형주 간의 '수익률 키맞추기'가 진행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중소형주의 전반적인 강세가 장기간 지속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우세하다. 4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추정치 평균)를 보더라도 중소형주의 경우 지난 10월부터 실적 하향조정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중소형주 중에서 IT(정보기술) 부품 관련 종목이나 대기업의 설비투자 관련 종목 등 전방산업의 호조에 따른 수혜가 기대되는 종목들은 꾸준한 관심을 끌 것이란 분석이다.

◆블루칩 · 소비회복 수혜주 주목

업종을 대표하는 블루칩들의 약진은 내년에도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다. 조윤남 대신증권 투자전략부장은 "향후 수년간 코스피지수가 박스권 내에 갇히더라도 글로벌 경쟁력을 가진 기업들은 꾸준한 이익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며 "업종 대표 블루칩에 대한 장기투자는 여전히 유효하다"고 말했다.

이런 측면에서 증권사들은 LG디스플레이 LG화학 현대모비스 삼성엔지니어링 등을 주목할 것을 권고했다.

LG디스플레이는 이머징 시장의 수요가 본격 성장한 데 따른 수혜가 예상되고,현대모비스의 경우 중국과 미국에서의 매출이 호조를 보이고 있고,오토넷과의 합병에 따른 시너지 효과로 내년 자동차주 재평가의 중심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내년에는 경기가 회복 초기단계를 지나 본격적인 확장국면에 진입하고,금리인상과 환율하락이 예상되는 만큼 이와 관련된 수혜주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대한항공 CJ제일제당 호텔신라 롯데쇼핑 LIG손해보험 등이 이런 종목들에 해당한다. 대한항공과 CJ제일제당은 원화 강세에 따른 대표적인 수혜 기업으로 꼽히고,호텔신라 롯데쇼핑 등은 소비회복에 따른 이익 개선세가 돋보일 것이란 지적이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