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에 나서며 기대를 모으고 있다. 그동안 수익 저하의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됐던 과도한 인건비를 대폭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내년 영업실적 둔화가 우려되던 상황에서 이번 인력 구조조정은 연간 2000억~3000억원 수준의 인건비 절감으로 이어져 주가에 강력한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KT는 근속 15년 이상 직원들을 대상으로 24일까지 특별 명예퇴직을 신청받는다. 분기말 시행하던 근속 20년 이상 직원들의 명예퇴직을 올 4분기에 한해 '근속 15년 이상'으로 조건을 완화해 시행하는 것으로,정년까지의 잔여기간과 직위에 따라 기준임금 1년치를 추가로 지급할 예정이다.

김동준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장은 일시적인 퇴직금 부담 증가 우려보다 구조조정 자체를 긍정적으로 평가할 것"이라며 "KT-KTF 합병 결정 때부터 시장에서 강하게 요구했던 것 중 하나가 인력 구조조정이었다는 점에서 이번 명예퇴직 결정은 단기 주가 상승으로 연결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과거 2003년 9월 5500명의 명예퇴직 발표 후 한 달 동안 주가는 16% 상승하기도 했다.

변승재 대우증권 연구원은 "대규모 명예퇴직을 통해 4000명 내외의 인력 감소가 예상돼 연간 2000억~3000억원 수준의 인건비 절감 효과가 예상된다"며 "당초 2013년 이후 1만명 내외의 자연 감소에 따른 영업실적 개선 시점이 앞당겨지는 것으로 내년부터 영업이익률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명예퇴직자가 예상을 크게 웃돌 가능성도 제기된다. 정승교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특별 명예퇴직 신청대상 직원은 전체의 60%를 웃돌고 있고 이번 구조조정이 조합원 요구에 의해 노동조합에서 요청한 점을 감안하면 명예퇴직 인력이 의외로 많을 가능성도 있다"고 예상했다. 실제 명예퇴직 직원은 5000명에 달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변 연구원은 내년 영업이익은 유선과 무선인터넷 부문의 수익성 하락 우려에도 불구하고 인건비 축소에 따라 연간 2조원을 상회할 것으로 전망했다. 결과적으로 4분기 적자 발생에도 이번 인력 구조조정은 주가에 긍정적 재료로 작용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KT는 인력 구조조정 효과와 함께 배당 투자 매력까지 지니고 있어 연말 깜짝 반등도 노릴 만하다고 전문가들은 진단했다. 내년엔 아이폰 등을 통한 무선인터넷 환경에서의 강점을 바탕으로 월평균 요금이 많은 사용자 확보 경쟁에서 우위에 설 것이란 분석이다.

조진형 기자 u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