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증시는 금융위기 속에 우울하게 출발했지만 50% 가까운 상승률을 보이며 회복,'위기를 기회로 삼으라'는 증시 격언을 다시 상기시켰다.

증시 회복으로 주요 증권사들의 성적표도 당초 우려를 깨끗이 씻고 호전돼 연말 여의도 증권가에는 이들의 활약을 담은 각종 사자성어가 회자되는 등 활기가 넘치는 모습이다.

대우증권은 올 상반기(4~9월) 영업이익 2393억원,순이익 1869억원을 거두며 전 증권사 가운데 1위에 올라 '명불허전(名不虛傳)'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매출도 2조9336억원으로 3조원에 육박했다. 또 산은금융그룹의 일원이 되면서 '증시 명가'라는 예전의 위상을 되찾았다는 평가다.

순이익 2위에 오른 한국투자증권과 3위를 차지한 하나대투증권,위탁매매를 기반으로 상반기에만 지난해 순이익의 80%가 넘는 이익을 올린 현대증권 등도 이 사자성어에 어울리는 증권사로 꼽힌다. 특히 한국증권은 지난해 상반기의 적자를 털고 올해 화려하게 부활해 옛 정통 투신사로서 저력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지점망 확대 등을 통해 고객기반이 크게 넓어진 동양종금증권과 온라인 전문에서 종합증권사로 탈바꿈한 이트레이드증권은 '괄목상대(刮目相對)'라는 고사성어가 어울리는 회사로 꼽힌다. 동양종금증권은 상반기 순이익이 작년 같은 기간의 8배 수준으로 뛰어올랐고, 이트레이드증권도 전년 동기 대비 141.8%가량 증가했다.

또 상반기 동안 2008년 연간 순이익의 4배 가까이를 거둔 동부증권은 '일취월장(日就月將)'이라는 표현이 어울린다는 평가를 받았다.

중형사 가운데 가장 견실한 실적 성장세를 보인 유진투자증권은 '안과 밖에서 동시에 쪼아 달걀을 깬다'라는 뜻의 '줄탁동기(口卒啄同機)'라는 사자성어를 떠올리게 하는 증권사다. 올초 나효승 사장의 취임 이후 흑자전환에 성공하는 등 수익 중심의 경영이 자리를 잡았다는 게 증권가의 중론이다.

이 밖에 견실한 경영으로 자산 자기자본 순이익 등에서 10위권을 지킨 신영증권은 단단하기가 마치 쇠나 돌과 같다는 뜻의 '견여금석(堅如金石)',농협이라는 든든한 배경을 가진 NH투자증권은 '천군만마(千軍萬馬)'가 어울리는 증권사로 평가되고 있다.

조재희 기자 joyj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