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들이 선물 시장에 속속 뛰어들고 있다. 지난 2월 자본시장법 시행에 따라 선물업 겸영이 가능해진 증권사들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각 증권사들은 파생상품 영업허가를 신규로 취득하거나 계열 선물회사들과의 합병을 추진 중이다.

현대증권은 14일 국내 장내파생상품 영업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파생상품 영업을 하고 있는 증권사는 대우 하나대투 등 모두 9곳으로 늘어났다. 이들 증권사의 계좌를 보유한 고객들은 기존에 투자가 가능했던 코스피지수 선물 · 옵션뿐 아니라 추가로 금리선물,통화선물,상품선물 등 다양한 파생상품 투자가 가능하다.

증권사들의 선물 시장 진출은 영업구조를 개선시키려는 시도라는 분석이다. 박진형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증권사들은 주식중개수수료 의존도가 커 증시 상황에 따라 수익 편차가 심하다"며 "보다 안정적으로 수익을 낼 수 있는 파생상품 시장 진출이 활발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개인투자자들이 익숙한 증권사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을 선호하는 데다 선물회사보다 규모가 큰 증권사와 거래하는 것이 안정성 측면에서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보다 발빠른 신규 시장 진출을 위해 기존 선물사와의 합병을 추진하는 증권사도 늘고 있다. 동양종금증권은 선물업 진출을 위해 지난날 24일 계열사인 동양선물과의 합병을 결정했다.

박진형 연구원은 "파생상품 인가를 받지 못한 증권사들은 합병을 통해 신규 시장 선점과 규모 확장을 노려볼 만하다"며 "NH투자,KB투자,하이투자 등 선물회사를 계열사로 보유한 주요 증권사들의 합병 가능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까지 장내파생상품 영업 본인가를 취득한 증권사는 이날 영업을 개시한 현대를 포함해 총 12곳이며 7곳은 예비인가를 받은 상태다. 금융위원회가 지난 4월 신청을 받기 시작한 후 27곳의 증권사가 파생상품 영업을 신청했지만 본인가 취득은 절반에 못 미치고 있다.

한편 메리츠증권은 이날 메리츠종금과의 합병을 결정했다. 회사 측은 "종금형 종합자산관리계좌(CMA)로 급성장한 동양종금증권처럼 덩치를 키워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