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수 및 개별종목 선물·옵션 만기가 겹친 '쿼드러플 위칭데이' 영향으로 10일 지수의 변동성이 아주 컸다.

장중 한때 프로그램 매물이 쏟아지면서 지수가 급락하기도 했지만, 장막판 외국인이 프로그램 비차익매매를 중심으로 매수세를 높여 지수반등에 힘을 실어줬다.

이날 외국인은 현물시장에서 121억원 가량 순매도한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비차익 프로그램순매수(1조1527억원) 규모를 감안할 경우 사실상 외국인은 한국주식을 사들인 것으로 볼 수 있다. 국내 증시를 바라보는 외국인의 시각이 아직까지 긍정적이란 얘기다.

다만 코스피지수가 장막판 1% 이상 급반등했기 때문에 11일 장이 시작되면 지수는 갭하락할 수도 있다. 그러나 곧바로 외국인 순매수가 유입되며 낙폭을 만회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시장은 외국인이 대부분 주도하고 있다고 봐야한다. 외국인이 사면 오르고, 반대로 팔면 지수는 하락했다. 이처럼 주가등락의 중요한 '키'를 쥐고 있는 외국인은 당분간 '양호한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그 이유는 금융통화위원회의 통화정책이 금리동결로 정해진 데다 유럽 국가들이 잇단 신용평가 악화 소식에도 불구하고 외국인의 수급에 뚜렷한 변화가 없기 때문이다.

또 한국기업들의 양호한 4분기 실적전망 등 모멘텀(계기)이 남아있고, 코스피지수가 최근 글로벌대비 큰 폭 반등하지 못한 점도 지수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투자자들은 따라서 외국인이 사들이고 있는 IT(정보기술)와 자동차주를 주로 매수해 변동성이 큰 시장에서 대응해 나가야 한다. 현 시점에서 다른 업종에 대한 투자는 위험을 초래할 수도 있다. 만약 코스피지수가 지금보다 더 오르면 올해 고점(1723.17)에 근접하는 것인데 1680선을 전후해 차익실현을 염두해 둬야 한다.

지수는 급락해도 제한적일 것으로 보이고, 추세 하락으로는 이어지지 않을 것이다. 다만 유럽 국가들의 신용평가가 악화되며 투자심리를 불안하게 만들 경우에는 충격이 상당히 커질 수 있다. 해외 증시의 변동성을 주시하면서 유연한 대처가 필요한 시점이다.

/한치환 대우증권 투자분석부 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