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G투자증권은 2일 은행업종 관련 보고서에서 경기선행지수의 조정이 예상되고 있지만 은행의 대손비용이 크게 늘어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투자의견 '중립'을 유지했다.

이 증권사 유상호 연구원은 "10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경기선행지수가 조정 국면에 진입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지수를 구성하고 있는 10개 항목 가운데 건설수주액을 제외한 나머지 상승 폭이 전월 대비 둔화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건설수주액도 공공부문 토목공사와 민간부문의 재개발주택 수주 증가로 인해 크게 상승한 것이어서 앞으로 정부의 재정 투입이 둔화되고 부동산 가격이 하락할 경우 하락 반전할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따라서 경기선행지수와 높은 상관관계를 보이는 은행업종 주가도 조정을 받을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것. 은행은 특히 경기 하강기에 대출 회수와 중소기업의 채산성 악화가 동시에 진행돼 대손충당금 부담이 크게 증가한다.

유 연구원은 하지만 크게 우려할 필요가 없다고 분석했다. 건설ㆍ해운ㆍ조선 등 경기 민감업종에 대한 은행의 위험 노출액(익스포저)이 여전히 크긴 하지만 대손충당금 부담 역시 더 커지지는 않을 것이란 이유에서다.

그는 "자산건전성 악화 우려가 크지 않은 대형 업체의 여신 비중이 높다"며 "자산건전성 악화 여신 대비 충당금적립률도 20%를 웃돌고 있다"고 말했다.

유 연구원은 "PF(프로젝트 파이낸싱) 여신의 경우 미분양 아파트 물량이 조금씩 해소되고 있고, 수도권 지역의 PF 여신 비중이 커서 부도 위험도 적다"고 강조했다.

그는 "조선 선수금환급보증(RG)의 경우도 보험사를 통해 헤지(회피)가 돼 있어 은행이 직접 손실을 볼 가능성은 낮다"고 덧붙였다.

유 연구원은 "앞으로 시중은행의 대손비용 변동성은 줄어들겠지만 일회성 요인을 제외한 3분기 수준의 대손비용은 일정기간 부담해야 할 것"이라며 "만약 선행지수가 다시 반등하는 시점이 오면 경상적 수준의 대손비용으로 회복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경닷컴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