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팔성 우리금융그룹 회장(사진)이 지난해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진 이후 여섯 차례나 자사주를 매입했다. 금융위기로 주가가 떨어진 것일 뿐 우리금융지주의 경영에 아무런 문제가 없고 주가도 조만간 회복될 것이라는 자신감을 대내외에 알리기 위해 자사주 매입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이 회장은 '두바이 쇼크'로 지난 27일 우리금융 주가가 11.63%나 떨어지자 4000주를 주당 1만3300원에 매수했다. 이 회장이 보유한 자사주는 2만5000주로 늘었다.

이 회장은 이날 장 마감 직전 동시호가 때 자사주 매수주문을 냈고 이를 곧바로 공시했다. 주요 주주와 회사 임원의 주식변동은 5일 이내에 공시하도록 돼 있는 것을 감안하면 이례적으로 빠른 조치다.

이에 대해 우리금융 관계자는 "주가가 지나치게 떨어졌다는 점을 일깨우고 책임경영을 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회장이 자사주 매입에 나선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진 지난해 9월 말 2000주를 주당 1만1900원에 사들인 것이 처음이다. 한 달 뒤인 10월29일과 30일에 각각 5000주와 3000주를 주당 7350원과 7210원에 샀고 11월21일엔 다시 5000주를 주당 평균 4751원에 매입했다.

올 들어 금융위기가 잦아들면서 주식매입을 중단했다. 하지만 예금보험공사의 우리금융 소수지분 매각 논의가 한창이던 지난 9월9일 6000주를 주당 1만5367원에 매입했고 이번에 '두바이 충격'으로 위기감이 고조되자 또다시 사들였다. 추가 매입으로 평균 매입가격은 주당 9435원에서 1만53원으로 높아졌고 수익률은 41%에서 32%로 낮아졌다.

김인식 기자 sskiss@hankyung.com